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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보/Q & A

매매춘을 권하는 사회

블랑코FR 2009. 7. 28. 18:15

"남편 신용카드 내역을 봤어요. 조회해보니 안마방이더군요. 자긴 안 들어가고 친구 대신 결제해 준거라는데 정말 그런걸까요?"
"남편 회사에서 밤마다 접대를 해요. 자긴 싫은데 어쩔수 없이 가야 한다고 해요. 자긴 술만 마실뿐 아무짓도 안한다는데 믿어야 하나요?"
"남친 몰래 핸드폰을 봤어요. 지난 주말에 친구랑 약속있다더니 같이 다녀왔나봐요. 서로 그날일에 대해 문자를 주고받는데 충격 받았어요. 용서해야 할까요?"

"이런글 보면 한국남자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제 소원은 이민가는거예요."
"전 결혼 안하고 혼자 살래요."

인터넷을 할때마다 자주 들어가는 여성 사이트들이 있는데 가만히 그 주제들을 살펴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남편이 바람핀 얘기, 남편이 술집에 간 얘기, 아니면 남친이 성매매를 한 얘기등...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 댓글들을 보면 충고와 위로도 오가지만 역시 빠지지 않고 나오는 건 외국은 안 그럴거라는, 그래서 이민 가고 싶다거나 한국 남자는 안 만난거라는 미혼들의 댓글이다.

외국은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어 원나잇도 활발하고 클럽이나 바에서 쉽게 만날수 있기에 굳이 성매매를 통하지 않아도 되기에 성매매가 거의 없다는 주장... 과연, 그럴까?

확실하게 말할수 있는건, 적어도 매매춘을 권하는 사회는 아니라는 거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람, 즉 혼외정사와 매매춘은 그 범주가 다르다는 것.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외국도 한국 마친가지로 바람은 흔하다. 대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남자의 바람을 눈감아주는 분위기가 아니고, 바람이 나도 아이와 가정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두집살림을 하거나 감추는 대신 사랑을 찾아 이혼하거나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가 술집여자이거나 매춘녀일 가능성은 매우 드물다.

성매매 역시 어디에나 있다. 합법적인 네델란드나 독일외에 프랑스에서는 불법이지만 밤 10시정도 지나서 매춘녀들이 손님을 기다리는 대로가 각 도시마다 한두곳 정도 있다. 주로 역주변... 버스가 끊긴 시간에 버스 정류장 불빛아래 짧은 치마를 입고 가짜 모피를 두른(정말 왜 모피인지...) 여성들을 보면.. 대개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호기심에 차를 세운다면 가격 흥정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거리에서 호객행위중인 츠자. 짧은 치마를 입는건 일의 편의성을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성매매 광고도 활발하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에는 대학생들조차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파는 일들이 있다고 종종 르포에 나온다. 인터넷에 광고를 내고 연락을 통해 가격을 흥정하고 약속 시간을 정해 만나서 호텔로 가는 거다.

여자들이 술시중을 드는 곳도 당근 있다. 한국처럼 회사근처에 밀집해 있지는 않고, 그 종류도 다양하지는 않겠지만. 어느날 저녁에 케밥을 먹으려고 케밥집에 간 적이 있는데 준비되는 걸 기다리는 동안 그 옆에 있던 바에서 어떤 여성이 중년 남성 차까지 배웅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잠시 열린 문틈 사이로 보인 내부는 분홍빛이었다. 그 여성의 옷차림과 말투로 보아 한눈에 여자를 동반해 술을 마실수 있는 바 인걸 알 수 있었다. 주택가는 아니었지만 공원 맞은편 대로변에 있는 평범해 보이는 바였는데 말이다.

그리고 돈 많은 사람들, 흔히 CSI에서 많이 보듯... 부자들은 콜걸들을 불러서 논다. 프랑스는 어떤지, 그 계층 사람들 아는 사람들이 없어 모르겠다만... 콜걸 얘기를 들어본적은 없으니 영미권보다는 덜하겠지만 있기는 할거라고 생각된다.

요즘엔 외국으로 매춘 관광을 가는 것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유러피안들이 동남아에서 젊은 여자들을 사서 노는것, 하루이틀일이 아니다. 그중에서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드물거다. 대부분이 싱글이거나 돌싱이거나 여자를 사귈 능력이 안되는 찌질이들... 그런데 이 매춘 관광이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중년 여성들도 튀니지 등지로... 홀로 떠난다. 해변가에 앉아만 있어도 탄탄한 몸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하면 프랑스로 가볼까 하고 접근한다. 성관계를 하고 돈을 받는 것보다는 여행 내내 남자친구로 함께 다니고 밤에는 서비스도 해주고.. 그 댓가로 선물을 받는, 역시 매매춘의 한 형태이다. 결혼으로 이어져 프랑스로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고 여자가 현지에 정착하기도 한다.

그럼 차이점이 뭐냐... 개개인이 정말 개쓰레기라 여자를 사고 파는건 전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사회적으로 여자를 끼고 노는 접대문화나 회식 문화가 없다는 것.

이곳 프랑스에서 회식문화는 한국의 그것과 조금 다르다. 우선 자주 없고, 부부동반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은 주말에 일 끝나고 간단하게 샴페인 잔을 부딪치는 정도. 자잘한 안주거리들이 나와서 몇개 집어 먹으면서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는... 한시간에서 길게는 두시간 정도로 끝나고 집에 돌아와 저녁은 가족과 함께 한다.

한국적 의미의 회식, 즉 저녁을 함께 먹는 거라면 역시 부부 동반이다. 초대장 형식으로 이메일이든 카드든 받게 되고 아내나 여자친구를 동반할 것인지 답을 하게 된다. 내 경우 여자친구였던 때부터 지금의 신랑을 따라 회사 회식에 참석을 했다. 별로 가고픈 맘은 없지만 - 생각해봐라. 남편/남친 외엔 아무도 모르고 남편의 동료들 아내들 역시 서로 모르는데 가면 정말 뻘쭘하다. 남편이 동료들과 일 얘기하면 모르는 얘기라 얘기에 끼어들수 없고 동료의 아내나 여자친구들과 얘기를 나눠야 하는데... 할 말이 별로 없다. ㅠ.ㅠ 그나마 여러번 참석하게 되면 아는 사람도 생기고 얘기도 나누게 되지만... 첨엔 정말 가기 싫었다. - 같이 안가면 것도 이상해서 어쩔수 없이 같이 간다.

그리고 회식 말고도 단체로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한다. 한국식으로 하자면 연수는 아니고 단합대회라고나 할까? 호텔 전체를 빌리거나 해서 1박2일 또는 2박 3일 예정으로 간다. 역시 아내나 여친 동반. 그럼 부부나 커플은 같은 방을 쓰고 혼자 온 사람이나 솔로인 사람들은 두명씩 방을 쓰게 된다. 도착해서 회사 사람들끼리 세미나 하는 동안 동반자들끼리 관광을 하거나 스파 등을 하면서 즐긴다. 그리고 그외엔 다 같이... 스탠딩 파티를 별로 안 좋아하는 나로선 고역이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다. 한국에서 회사일에 있어 가족들은 배제된다면 여긴 가족이 우선순위라... 언제나 부부동반인데 같이 안가면 그 커플 무슨 문제 있나 할거다.

이처럼,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 주말과 저녁에는 가족들과 함께하는것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라 이 단란함을 깰수 있는 회사원들만의 회식이나, 2차 3차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는 있을 수 없고 가족 동반이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짧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평일 저녁 가게들이 문을 닫는 7시 이후에는 시내 중심가는 한산하고 9시 이후에는 사람들을 보기가 힘들다. 번화가라고 해도 바나 클럽에는 학생들이나 싱글인 남녀들이 대부분... 금요일 저녁이 되어야 아이들 보모에게 맡기고 역시 부부동반으로 친구들 만나 한잔 하는 분위기.

그래서... 한국의 매매춘을 권하는 사회에 혐오감이 있다면 외국인을 만나는 것보다는 외국에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외국인을 만나도 한국이나 동남아에 살게 되면... 회사근처에 밀집한 접대술집들을 피할 수 없으니까... 그치만 한국에서 나고 자라 회사문화를 조금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민와도 어쩔수 없을듯. 한국 남자들중에 극히 일부(라고 믿고 싶다만) 밤문화를 겪어본 사람들은 외국에선 심심해 하더라. 밤에 할게 없다고. 

그러니.. 외국인이라 덜할거라거나.. 라는 생각보다는 매매춘을 권하는 사회가 아니기에 문제가 덜한거라고 보는게 맞다. 한국의 이런 눈감아주는 분위기와 회사 주변에 밀집한 온갖 변태 변종 성매매업소 문화를 얘기를 해주면 어떻게 그걸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지 평범한 외국인들의 경우 놀란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바꿔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문화를 되려 수출하고 있으니 기가찰 노릇.. 한국인이 있는 곳에는 룸살롱 문화도 같이 있으니.. 들은 얘기라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접대문화가 없는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그런 문화를 만들어 프랑스 기업체들중 일부 한국기업과 거래하는 사람들은 이를 즐기고 요구하기까지 한다니...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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