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국제커플이 일부 츠자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줄은, 그녀들의 로망이 여행중에 운명처럼 서양 훈남을 만나는 것이라는데 첨엔 의아했으나 한 까페를 완전 뒤짚어 놓은, 모두가 경악해 마지 않았던 사건을 접하고는... 정말 인터넷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건이 한창 터질때 즈음에 포스트를 작성하려 했으나.. 그땐 조금 바빴던 관계로 심히 뒷북이지만.. 그래도 써보련다.

내가 그 사건을 접한건 어떤 한 츠자의 행각이 모두 거짓이라는게 밝혀진 시점이었었다. 황급히 탈퇴해버린 그 츠자가 과거글들을 다 지우지 않았기에 그녀의 글들을 모두 읽어볼 수 있었다.

유럽 여행 중, 야간 열차에서 운명처럼 만난 프랑스 훈남, 첫눈에 반하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지만 그의 진심을 믿지 않아 연락처를 지워버린 그녀,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계속 보고싶다면 운명이라는 그의 말처럼, 그에게서 연락이 왔단다... 그 츠자의 러브스토리에 모두가 열광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훈남을 만난것조차 거짓인지 알수 없지만, 아무튼 그 츠자는 그 이후로 그 훈남의 사진이며 그의 부모님, 그가 기르는 고양이들, 그의 여동생 등등 사진들을 올리면서 팬들의 찬양을 받았었다. 그 인기의 비결에 그 츠자의 글솜씨도 한몫 했겠지만 무엇보다 모델 뺨치는 그의 외모와 기럭지에 모두들 빠져버린것 같았다... 더구나 그 완벽 신이 내려주신 외모의 훈남이 아이폰이며 맥북이며 고가의 선물을 차례로 보내는데.. 꺅꺅 거릴만 하다.


나는 초절정 간지 훈남이야요.. 직접 찍은 사진인지 아님 그녀가 어디서 퍼온건지 알수 없는 그 훈남...


하지만 거짓말이 길어지면 꼬리를 잡히는 법, 요즘 네티즌들을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그들의 수사력과 정보 수집 능력은... 정말 후덜덜하다. 그녀가 올린 사진의 파일명을 가지고 여기저기서 수집한 사진들이라는 사실, 훈남의 사진으로 올렸던 여러 사진들이 사실은 한사람이 아니란 사실, 수많은 인증 요구에도 불구하고 훈남과 함께 찍은 사진은 없다는 사실 등등... 게다가 거짓말에 신빙성을 보태려는 의도였는지 또다른 훈남 유학생이 등장해 그 츠자와 만나 데이트 했다는 글을 올리고... 결국 거짓에 다중 아이디 짓까지 까발려져 그 츠자는 탈퇴하고 말았다... 

피해를 본 사람은 없으니 사기극이라고까지 칭하긴 어렵지만 (피해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녀의 글을 기다리며 까페에서죽치면서 시간을 낭비한 정도? 왜 나에겐 이런일이 안 생길까 잠시 부러워한 정도?)

암튼 문제는 그 츠자를 부러워한 이들이 로망으로 여행중에 훈남 만나기를 꿈꾸게 되고 서양남과의 로맨스를 키워보는 것이 목표가 되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간간히 '서양남을 만나는게 꿈이예요, 제겐 서양남이 잘 맞는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만날수 있을까요..' 라는 글들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끔씩 국제커플 까페를 뜨겁게 달구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우리 남친을 꼬시는 한국 여자들'이라는 주제로 한 글들을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뭐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내 상관할 바 아닌 남의 일이라 관여하고 싶지 않지만 그저 경험자로서 더구나 심리학을 공부한 한 사람으로서 오지랖을 좀 부려보자면, 그냥...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똑같고, 서양남이든 동양남이든 장단점이 있다는 거다. 가끔 운명적인 만남이 이어져 결혼으로 골인한 커플들을 보는건 사실이나 그 이면에 숨겨진 그 커플들의 노력과 어려움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들끼리 만나서 사는건 같은 문화권에서 자라 만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어렵다. 언어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말이다. 

인터넷 덕분에 정보교환이 활발하기 때문일까, 아님 시대가 변해서 국제연애하는 걸 당당히 밝히기 때문일까, 국제연애하는걸 부러워하는게 이해가 안된다. 솔로가 커플 부러워하는거야 특별할거 없지만(좋은지 안좋은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내가 안가진걸 부러워하는 건 인간세상의 이치...) 상대가 외국인이기에 부러워하는건 조금 이해가 안간다. 어짜피 보여지는 얘기들은... 좋은것만 보여주니 부러워할 만하지만.. 어느 누가 힘든 얘기 불행한 얘기를 대놓고 쓸까... 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행복한 커플 뒤에서 저들도 불행할거야, 뭔가 문제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라는 얘기는 아니고.) 이면에는 국제연애를 한다고 우월감을 느끼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몇몇 츠자들 탓이기도 할거다. 이건 마치 기혼자는 미혼자보다 우월하고 커플인 이는 솔로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얘기와도 같은데 말이 되냐... 

아무튼 국경 없는 세계화 시대가 된건 환영하는 바이나, 국제커플이나 연애가 유행이 되어 젊은 츠자들의 목표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누굴 만나든 모두가 행복하길 바랄뿐... (아냐, 불행해서 심리 상담이 필요해야 내가 밥 벌어먹고 살지? ㅋㅋㅋ 넝담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