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6살때부터 모은 '탱탱의 모험' 전집이 지하실 박스에 담겨있노라고 얘기만 하고 항상 꺼내주기를 잊어버렸던 남편이, 어제 저녁 말 나온김에 지하실에서 찾아가지고 왔다. 가끔 남편 머리카락이 가운데로 몰린 채 설 때 마다 탱탱(탱탱보다는 땅땅과 땡땡의 중간발음이지만 한국에 소개한 번역 출판사의 표기를 따른다) 닮았다고 놀렸지만 정작 만화책은 한번도 보지 못한 나는 신나서 먼지를 닦고 책장 한 쪽에 시간 순대로 배열해 놓고 첫권을 뽑아 들었다. 오래되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지하실에 둔지 좀 되어서 그런건지 퀴퀴한 냄새가 책장을 넘길때마다 난다. 만화책이지만 읽어야 할 지문들이 꽤 많아서 책장은 더디게 넘어가고. ㅋ 전집이 다 있다는데 22권 뿐이다. 검색을 좀 해 봤더니, 1권 소비에트에 간 탱탱의 경우..
익스트림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그래서 스키도 겨우 배운 내가, 살면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게 될 줄이야. 결혼기념이구 어쩌구는 다 핑계고, 그냥 살면서 한번쯤은 해봐야하지 않겠냐는, 역시 익스트림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신랑의 결정이었다. ㅋ 절대로 빈속에 오지 말라는 경고문구에 (빈속에 뛰어내리다가 기절하기도 한단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이렇게 일찍 일어난 이유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살살 아파올 것이기에 반드시 큰일을 보고 가려는 계산이었다. 비행장에 화장실이 없을리는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ㅠㅠ Nancy에 있는 aerodrome(소규모 비행장)이 여러개인지 모르고 전날 구글 맵에서 검색한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해 두었었다. 신랑이 뭔 생각이 들었는지 그 아침에 다시 검색을 해 ..
으아아... 드디어 내일이다. 비행기에서 뛰어 내려야 하는 날. ㅠㅠ 일주일전만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아, 그러려니, 뛰어내리지 머.. 그랬는데 막상 전날이 되고보니, 생각만 해도 심장이 쫄깃쫄깃 해진다. 우리가 이용하는 스카이다이빙 (Saut en parachute라고 부른다) 회사(?)는 Flytandem이라는 프랑스 서쪽, 북쪽, 동쪽 지역을 담당하는 곳이다. (웹 사이트는 http://www.flytandem.fr ) *아래 리스트는 이 회사가 담당하는 도시들. 아래 도시 중 하나에 살고 있다면 저 사이트를 방문해서 신창하면 됨 Péronne (80), Laon (02), Vitry Le François (51) et St Florentin (89), qui sont les terrains l..
블로그 글쓰기가 도통 귀찮다. 내 시간 뺏겨가며 뭐 하나 싶기도 하고, 권태기가 아닐까.. 아니 원래 내 성격이 나오는 건지도. 게으름.. 어제 밤 10시경, Mary & Max라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데(참, 이 애니, 강추다) 갑자기 전기가 뚝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기가 나가기 전, 창문을 통해 하늘에서 번개같은 섬광이 번쩍하는걸 보긴 했는데... 비도 오지않는데 마른 벼락이라는게 이런걸까.. 하는 찰나 집 전체의 전기가 모두 나가 버렸다. 그 순간 도로의 가로등도 역시 꺼지는 걸 보았기에 우리집만 그런건 아니구나.. 하면서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아 불을 밝혔다. -_-;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도 도로에 나와 웅성웅성.. 이 근처만 나간건가 싶어 이층으로 올라가보니 시내중심가의 대성당..
제목에는 항상 악상이 빠지는데, 그 이유는.. 저 플래시 제목에 악상을 넣으면 깨지거나 아예 알파벳 자체가 안나오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제목엔 악상이 항상 없어요~ ^^ 그리고 여기 표시된 발음들은 불어식으로 읽은겁니다. 오늘 (13일의 금요일) 지나가기 전에 포스팅하려고 서둘렀음. ㅋ 이 발음하기에도 긴 Paraskevidékatriaphobie (빠라스케비데까드리아포비)란.. 바로 13일의 금요일을 무서워하는 증세를 말한다. 오늘은 올해 들어 벌써 3번째 맞는 13일의 금요일. 아침마다 즐겨보는 France 2 채널의 Telematin (뗄레마땅-아침 뉴스겸 각종 분야의 흥미거리들을 짧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이 단어를 소개해 주었다. 외우기도 힘들어서 다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았다. 사전에도 ..
장르노, 가스파르 울리엘.. 마피아 일가족, 자신의 정해진 미래에 회의를 품는 후계자, 순백색의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간호사와의 사랑, 친구의 배신, 죽음, 부자간의 애증, 복수... 그리고 남프랑스... 이런 고급 재료들을 가지고 맛대가리 없는 밍밍한 탕을 만들어낸걸까.. 차라리 액션으로 가든지, 보아하니 누아르를 노린것 같은데.. 뭔가 허전하다. 초반에 뭔가 기대하게 만들다가 역시 뒷심 부족. 다행이도 Blu-ray여서 화질은 건졌다. 고급 재료들만 섞어놓는다고 맛좋은 요리가 되는게 아니라구. 그래도 좋은 평가를 하는 이들이 꽤 있으니, 내가 특이해서 혹평을 하고 있는 건지도. 근데 가스파르 울리엘이 잘생긴거 난 모르겠더라. 한창 변성기 중인것 같은 목소리도 거슬려.
OSS 117 그 두번째 이야기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장 뒤자르당이 주연한 영화. 재작년에 본 카이로를 무대로 펼쳐지는 장 뒤자르당의 첫번째 OSS 117은 실망스러웠었음. 재미도 없고, 그냥 제임스 본드마냥 한껏 폼 잡으려던 것 같았었다. 리오 데자네이로에서 찍은 두번째 이야기는 1편에 비해 상당히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007을, 특히 숀 코네리를 풍자한 영화다. 패러디 영화는 아니다. 007같이, 자신을 최고의 첩보요원이라 여기며, 여자들과 찰나지만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는 OSS 117은 사실 무식하고 인종차별주의자에 성차별주의자, 마초다. 주어진 임무를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땐 성공적으로 수행하지만, 소 뒷걸음 치다가 쥐 잡듯이 하는 것 뿐이다. ..
Hypertension 2 (Crank 2: High Voltage) 한국에는 '아드레날린24'란 제목으로 개봉된, 대머리여도 이렇게 생기면 멋있다를 몸소 보여준 제이슨 스타텀의 영화, hypertension의 두번째 이야기다. 1편을 본 기억은 나는데 줄거리가 뭐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2편을 봤다. 하긴 이런 영화 줄거리 기억할 필요가 있을까마는.. 1편 인물들이 고대로 나오니 그래도 기억에 있으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듯. 1편의 마지막 장면을 조금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2편. 말도 안되지만 말되게 액션을 보여주시는 주인공. 1편 병원씬에 이어 이번편에서도 서비스로 보여주시는 말근육 엉덩이. 캬캬캬... 요즘 영화답게 현란하고 속도감 있는 영상에 간간히 손발이 오그라드는 클리쉐(Clic..
어제 본 영화. 책을 안 본 사람이라면 영화 꼭 보시길. 볼만하다. 강추~ 밀레니엄, 말로만 들었었다. 엄청난 인기를 가진, 너도 나도 그 얘기만 하기에 되려 관심을 안둔, 게다가 전공책 읽기도 바쁜데 뭔 스릴러, 읽을 시간이 어딨어.. 책값도 비싼데... 뭐 이렇게 관심 밖으로 밀어낸 소설이었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화제가 되고, 영화 개봉후 별로라는 평들과 함께 또 화제가 되었던 그 밀레니엄. 물론 이 모든 소식들에 대해 공돌이 신랑은 전혀 아는바 없었음.ㅋㅋ 디비디로 출시되었길래 드디어 어제 신랑과 오붓이 보았는데... (상영시간이 2시간 넘는것도 모르고... 안그럼 주말에 봤을거인디..) 오오.. 대박이다. 신랑이 소설을 각색한 영화를 보고나서 소설을 읽어야겠단 생각까지 하게 만든 영화들이..
거의 매일 매일 영화를 보는데, 그럼 일년에 못해도 300편 이상 본다는 얘긴데, 괜찮은 영화 소장하는 것만으로는 좀 아쉬워서, 좋았던 영화던 별로였던 영화던 기록해볼까 맘 먹었다. '알로씨네'라는, 프랑스 최대 영화정보 사이트에 별점 노트 줘가며 기록하고 있지만 나 혼자 쓰는 아뒤가 아니라서 가끔 신랑과 의견 충돌이 일고는 한다. 원래 아뒤 공유같은건 안하지만.. 영화 어짜피 항상 같이 보니까, 아뒤 하나 만들어서 서로 보고싶은 영화 추가하고, 보고나면 별점 줘서 제외하고 등등의 일들을 같이 하는게 편해서 같이 하는데, 가끔 난 별세개, 네개 주고 싶은 영화가 신랑은 별로였던 영화도 있어 별점 매길때 가끔 싸운다. 머, 수정이 가능해서 나중에 내가 바꿔놓기도 하지만.. 암튼 별점을 매기면 내가 높게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