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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했던 지난 여름날을 그리워하며 회상겸 포스팅함. 이렇게 찔끔찔끔 며칠 날 좋았다가 주구장창 비 오고 흐리고.. 과연 여름이 오기는 할까... ㅠㅠ
성신강림축일(Pentecote : 부활절로부터 7번째 일요일로 성령이 오신날을 기념함. 축일 다음날인 월요일이 휴일이었으나 휴일인 곳도 있고 아닌곳도 있다. 이유는 설명하기 기니까 패스...) 전후해서 여름같은 날씨가 며칠 지속되었었다. 좋았지 그때가.. 이렇게 날 좋을지 모르고 미리 준비를 해두지 못했던 우리는 올해의 바베큐 개시는 옆집에서 했다. 미식가 답게 갖가지 고기들과 소세지로 우리를 포식시켜 주신 이웃 아저씨. 언젠가 이 아저씨 얘기도 해야할텐데...
그리고 담날. 겨우내 밖에 놔두어서 지저분한 바베큐 도구들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첫 불을 피웠다. 보통 바베큐하면, 숯불식, 전기그릴식, 가스식..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게으른 우리는 가스식을 선호한다. 점화버튼만 몇번 누르면 불이 붙으니까.
여름이면 바베큐가 좋은 이유.
더워서 주방에서 조리하기 힘들다. 밖에서 간단하게 소세지, 고기 구워먹으면 간편. 곁들여서 먹기 좋은 샐러드만 준비하면 되고. 더구나 굽는건 모두 남자들 몫이라... ㅋㅋ
닭가슴살 꼬치와 merguez(메르게즈) 소세지를 굽고 계신 신랑님. 정원에서의 노동을 막 마치고 바로 요리에 들어간터라 작업복차림.
숯불구이보다는 조금 맛이 떨어지는 가스바베큐.
왼쪽은 간 덩어리.. ㅎㄷㄷ
그릴 청소를 하고 나서 급하게 바베큐 거리를 사러 갔는데 말이다. 갑자기 간이 땡기는 것이다. 순대는 없어서 못 먹지만 간이라도 먹으면 그 순대에 대한 그리움이 채워질 것 같아서 덜컥 1킬로가 넘는 간덩어리를 사왔다. (사진에 나온 덩어리는 그 일부..) 송아지 간은 1킬로에 24유로 정도 되는데 소간은 1킬로에 2유로더라. 송아지 간이 부드럽고 맛있겠지만 가격앞에서 망설임 없이 소간을 집어든 나. 포장이 1킬로 넘게 되어 있어 그거 다 먹을 수 있냐는 신랑의 물음에 자신있게 당연하지를 외치고 집어왔는데... 아아.. 후회했다.
군침돌게 잘 익은 소간 덩어리.
순대를 사면 딸려오는 그 간들이... 몇날며칠 찬물에 담가놓아 피를 빼어 비린내가 안 나는 것이란걸 몰랐던 나는... 간은 잘 먹어도 허파니 염통이니 하는 다른 장기들은 비위가 약해 못 먹었던 나는... 나 옛날에 생간도 먹어봤어! 하며 나 간 무지 좋아해.. 하며 남편앞에서 호기를 부렸던게 민망해서 억지로 절반 먹고 나머지는 그냥 버렸다. 도/저/히 비위가 상해서 못 먹겠더라. 결국 나머지 간들은 우유에 하루 재웠다가 삶아버렸다. 역시 요리를 하려면 재료에 대한 지식이 좀 있어야 한다. ㅠㅠ
간단한 야외상차림. 바베큐엔 겨자소스와 피클만 있으면 ok
모기를 쫓아주는 (레몬향이 나는) 시트로넬 양초.
해가 지고 촛불을 켜 놓으니 어렸을때 시골에 놀러가서 평상에 누워 별보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의자보다는 양반다리 하고 앉는게 편한 나는 마당에 테이블 의자를 놓기보다 평상을 놓고 방석위에 앉아 놀고 싶다. 그런데 여기선 파는데가 없으니 직접 만들어야 하므로 문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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