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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지난 주말 이야기 + 운전하기

블랑코FR 2010. 4. 30. 17:55

지난 주말, 진짜 일이 없었다면 절대 발 들여놓을 일 없을 외딴마을에 다녀왔다.

남편이 결혼전부터 몸담고 있는 동호회, 처음엔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 몇명이서 재미삼아 시작한 동호회가 전국적이 되어 벌써 4번이나 모임을 가졌었다. 지난주에는 그 5번째 모임이 있었다. 외국인 멤버들(주로 캐나다, 벨기에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으니 가히 국제적(?)이라 할만한 모임.. 나도 회원이니 아시아까지 진출했다고 봐도 되나? ㅋㅋ

이제껏 벨기에에서 두번, 프랑스에서 두번 모임을 가졌었다. 이번에 모임을 가진 곳은 Amilly로 프랑스의 중심이라고 할 만한 곳에 위치하여 언뜻보면 각지에서 오기 편한것 같아 보이지만, 고속도로가 잘 연결되어있지 않아 국도를 타고 가야만 했던.. 진짜 완전 시골에 위치한 곳이었다. 그래도 다른 선택이 없었다. 장소임대가 무료였기에... ㅠㅠ 우리식으로 하면 마을 이장님을 아버지로 둔 한 회원의 빽으로 새마을 회관 같은 곳을 무료로 빌려주셨거덩. 것도 2박 3일 동안...

1층엔 모임을 할 수 있는 아담한 홀이, 2층엔 잠을 잘수 있는 공간이 있었던 새마을회관..ㅋㅋ



아무튼, 고속도로를 조금 타면 4시간 반, 국도를 타고 가면 5시간 걸리는 곳이었기에 기냥 국도타고 가기로 하고 (고속도로 얼마나 탄다고 톨비가 왕복 50유로 되더라...) 우린 토요일 점심때쯤 출발했다.

그 11살짜리 아이의 운전에 충격을 먹고, 운전해야겠다 맘을 먹은 나는 남편이 운전대 잡기를 권했을때 거절하지 않았다. 차도 별로 없는 시골 국도였고 이미 한번 운전해 본 길이라 부담없이... 마을을 통과할 때마다 제한속도가 50이라 기어변속을 계속해 줘야하고 로터리가 많다는 것도 어려움이었지만 운전은 해야 는다는 굳은 의지로... ㅠㅠ

결국 로터리 진입하다 로터리 한가운데서 시동 꺼트려먹고 (뒷차 운전자를 백미러로 슬쩍 봤는데 나를 보고 막 웃던...ㅠㅠ) 마을 통과해 가다가 오르막길 좌회전 신호 기다리던 중 출발할때 시동 세번이나 꺼트려서 결국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했었다. 뒤에 있던 차들 마구 클랙션을 울려대며 대여섯대가 앞질러 가더라. 그중 트럭 운전사는 창문열고 대놓고 뭐라 그러고 지나가고... ㅠㅠ 경황이 없어 뭐라 그랬는지 듣지도 못했다.

내 차가 아니어서 그래.. 라고 위로를 삼아도 출발전에 가졌던 자신감이 쭈그러들더만... 더구나 한번은 기어 변속을 해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3단, 4단이 헷갈려서 못하고 있으니 내가 클러치 밟고 있는 중에 남편이 기어 바꿔 줬다. ㅠㅠ 와.. 진짜 죽고싶더라. 왤케 못하냐...

내 고물차는 속도를 내고 싶으면 엑셀을 왕창 밟아줘야 하고 살살하면 천천히 가는, 뭔가 직관적인 느낌이 드는데 남편차는 민감해서 그런지 출발할때 좀만 엑셀을 밟아도 엔진이 확 도니까 무서워서 살살 밟다가 시동 꺼지고... ㅠㅠ 운전잘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민감한 차가 좋다고 하겠지만, 난 직관적인 내 고물차가 더 좋다. 파워핸들도 아니어서 회전을 하려면 확실하게 돌려줘야 하는...

암튼 그렇게 도착해서 즐겁게 놀긴 했다. 날씨가 워낙 좋았던 주말이어서 바베큐 파티하고...

나만한 몸치가 있을까 싶다. 면허딴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후진주차는 절대 못하는... 진짜 운전 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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