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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고추가루가 떨어지면...

블랑코FR 2010. 4. 20. 23:28

지난번에 마지막으로 김치를 담그면서, 부엌 냉동실의 고추가루를 다 쓸까.. 하다가 너무 맵게 하지 말자 그러고 조금 남겨뒀었는데 말이다. 그게 마지막이란걸 알았다... 진짜 땅이 꺼지는 기분이었다.

분명 지하실에 있는 냉동고에 고추가루 한팩이 남아있을걸로 생각했었는데.. 언제 그걸 다 써버린겐가... 뒤져보지 않고 재고 상황을 모르고 함부로 고추가루를 썼구나..ㅠㅠ 이게 마지막인줄 알았다면 진작에 집에 얘기해서 보내달라 했을텐데 말이다.

소소하게 고추가루 쓸일이 얼마나 많더냐... 더구나 김치는 자주 먹지는 않더라고 가끔은 꼭 필요한데 말이다.

얼마전에 아팠을 때 말이다. 마지막 남은 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여먹었었다. 진작에 끊이는 방법 가르쳐줄걸..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견딜만은 한) 아픈몸을 이끌로 김치찌개를 끓였었지. 왜 하필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던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김치 없어도 잘 사는 인간이라 일년에 김치 담그는 횟수를 손에 꼽으면 2-3번.. 나올까 말까 한데 말이다. 많이 담는것도 아닌 최고 2포기 담는걸로 말이다. 

그래도 그땐 김치찌개가 끌리더라. 마침 사다놓은 두부가 있어 곱게 썰어넣고... 잘 먹지 않던 쌀밥이 또 마침 땡겨서 쌀밥에 김치찌개... (글쓰면서도 침 고이네..) 를 먹으며 왜 진작에 안 가르쳤을꼬.. 후회하며, 아파도 요리해야 하는 신세 한탄을 하며.. 연애할적에 내가 첨으로 아팠을적에... 지금의 남편이 해준, 따뜻했지만 퍽퍽했던 사과크레이프를 까끌까끌한 목으로 넘겨 삼켰던 추억을 떠올렸다.... ㅠㅠ (생각해보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내게 해준건데 말이다.. ㅠㅠ)

아으아으아으아으... 중국제 고추가루를 사는 수밖에... 쬐금 남은 고추가루로 연명하고, 중국제 고추가루 사서 좀 달래고 한국들어가면 한짐 갖고와야지... 아으.. 순두부 만들어서 순두부 찌개 해 먹으려고 했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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