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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은 승천절(Assomption)로 휴일이다.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아 그동안 벼르기만 하고 가지 못했던 Kruth 크뤼트 호수에 가기로 했다. 두 시간 거리, 느지막하게 일어나 출발했더니 12시쯤 도착했다.
호수 근처에 Auberge Grieb라는 아는 사람만 아는 작은 여인숙 겸 식당이 있다. 하이킹을 하기에 앞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층에는 방들이, 일층에는 식당이 있다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듣기로는 예약 안하면 못 먹을 수도 있다고 하던데, 일단 자리가 많지 않고 12시 반부터 1시 사이에 자리가 다 차더라. 그러니 일찍 가든지, 아니면 필히 예약을 할 것.
메뉴는 그날그날 바뀐다. 두세 가지 메뉴 중에서 선택하면 됨. 기둥 뒤 칠판에 쓰인 게 메뉴
메뉴는 총 3가지였는데, 가격은 13유로, 14유로, 15유로. 모두 potage(수프)부터 시작해서 전식, 본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 대대로 이어내려오는 레시피라고 하던데 아름답게 장식된 멋은 없지만 맛은 보장한다. Cuisine de terroir(향토 음식)의 진수라고 보면 될 듯. 한마디로 시골 음식. 난 13유로짜리 코스, 남편은 15유로짜리 코스를 시켰다.
야채 수프로 시작, 둘이서 두 접시씩 먹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주심.
내가 시킨 코스의 전식
Tourte 투르트라고 부르는 짠 파이라고 보면 됨, (타르트는 단 파이) 보통 고기가 들어간다. 원래 내가 굉장히 싫어하는 음식인데 (고기 비린내가 나기 쉬워서) 정말 정말 맛있었다. 비린내도 없고 구수한 고기 파이였음. (남편 전식 사진이 없넹) 남편 건 Terrine 테린느라는 파테요리였다. 파테는 잘게 썬 고기를 질그릇에 끓인 후 식혀서 먹는 요리이다. (고기의 기름과 젤라틴 성분 때문에 썰어놓으면 꼭 머릿고기같다. 역시 내가 싫어하는 음식)
남편의 본식 요리. 라자냐. 접시도 참 시골스럽다. ㅋㅋ
내 본식 요리는 collet fumé.
Collet fumé는 돼지 목살을 훈제한 것. 곁들여 나온 건 잘게 썬 삼겹살과 함께 볶은 감자. 훈제 요리는 짜기 쉬운데 짜지 않고 맛있었다.
6.8유로를 추가하면 블루베리 파이 등 과일 파이를 먹을 수 있었지만 너무 배가 불렀고, 사실 내부가 좀 더워서 얼른 밖으로 나왔다. 호수 앞에서 커피 한 잔 하자면서.
호수 앞 매점. 음료수, 아이스크림과 간단한 먹거리를 판다.
주차장과 호수 안내도
커피 1유로. ㅋㅋ
호수에서 바라 본 매점 겸 매표소 겸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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