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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staurant Le Parmentel] 남편의 생일 2

블랑코FR 2011. 9. 28. 16:55

생일날 저녁 레스토랑에 가려고 했는데 월요일이라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갔다가 허탕치고 다른 곳에 갔는데 그곳도 문을 닫았다. 일주일에 한번은 쉬는게 의무라서 보통 일요일에 영업을 하고 월요일날 닫는다는 걸 생각 못 한거다. ㅠㅠ

그래도 시내에 문을 연 레스토랑이 있으니까 아무데나 가서 먹을까 하다가 그냥 다음날 다시 가기로 하고 집에 그냥 들어왔다. 전화라도 해 보고 나갈걸. ㅋ 

그래서 어제 화요일 저녁, 미리 전화로 자리 예약하고 나섰다. 나름 유명한 쉐프가 있는 곳인데 지리적으로는 위치가 딱히 좋지 않은 곳이라 사람이 많진 않겠지 하고 갔는데, 화요일인데도 빈 테이블 거의 없이 꽉 찼었다. 우리가 있었던 홀을 담당해 서빙해주는 아저씨도 친절하고 좋았고, 음식도 맛있었다. 다른 홀을 담당했던 여자분은 (아마도, 쉐프의 마누라 같았는데) 그닥 친절해보이지 않았다. 복장도 그렇고.

메뉴판을 보면 Carte와 (전식, 본식, 디저트로 나뉘어져 골라서 시키면 된다)와 Menu로 (코스 요리로 보면 됨, 일명 세트 메뉴) 나뉘어져 있는데 현재 Menu는 바닷가재 뿐이었다. 전식, 본식 모두를 바닷가재로만 만든 것이었다. (봄에는 아스파라거스로만 구성했다고 들었다) 난 이걸 주문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해물요리를 별로 안 좋아하고, 본식, 디저트만 주문하겠다고 했으므로... 혼자 전식먹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맞춰서 나도 본식, 디저트로 주문했다.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비싼? 급이 되는? 레스토랑은 아뮈즈 부쉬라는 입가심용 요리를 내온다. 보통 verrine이라고 부르는 작은 유리잔에 든 예쁜 음식을 입가심으로 내오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님) 아저씨가 접시 두 개와 커다란 무쇠솥을 들고 왔다. 뚜껑을 여니 홍합 요리가!

양이 1인분 본식 양보다 많아 보였다. 몽생미셸에서 온 세계에서 제일 맛있다는 (아저씨의 표현이 그랬음) Bouchot 홍합이라고. 어쨌든 둘이서 접시에 두 번이나 담아 먹을 정도로 푸짐한 양에 맛도 좋아서 원래 홍합이라면 싫다고, 안 먹고 나 주던 남편까지도 (나 안 주고) 접시를 다 비웠다. 소스에 빵까지 찍어먹더군. ㅋ 미리 해둔 것도 아니고 그때 그때 조리해 온 걸로 보이는 싱싱한 홍합이라 더 맛있었던 것 같음.


아이폰이라 화질이 구려요...



난 가리비 관자 타글리아텔(납작한 면)을 시켰고

가운데 있는건 팬에 지진 푸아그라



남편은 소고기 필레(안심)을 시켰다.


아주 굉장한 맛은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맛있었다. 사실 흔히 먹는 재료를 일반적인 방법으로 요리할 때 예외적이기는 힘드니까. 어쨌든 관자의 익힘정도나 맛은 좋았고 소스가 약간 맛이 덜 했지만 괜찮았다. 남편은 저 맛있는 푸아그라를 손도 대지 않았다! 푸라그라를 찐 요리와는 달리 뭐랄까, 생푸아그라를 앞 뒤로 팬에 지진 것이라 가운데는 생간 느낌이 나서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먹어버리려고 했지만 이미 먹은 홍합에 내 요리에 배가 불러서 도저히 못 먹겠더라. 


내가 시킨 디저트 적색 과일과 바삭바삭한 파이(Mille feuilles croustillants aux fruits rouges)



남편이 시킨 바바 오 럼(baba au rhum)과 과일꼬치


 오오.. 디저트는 정녕 맛있었다. 디저트 쉐프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솜씨가 좋은 듯했다. 유제품 맛이 강하면 별로 안 좋아하는 남편은 저 샹티이 크림이 별로라고 했지만, 내겐 지금까지 먹어본 크림 중에서 제일 맛있는 크림이었다. 


요리마다 양이 적지 않아서 먹는 양이 보통인 사람이라면 코스 요리는 배가 많이 부를듯. 기다리는 시간이 좀 있어서 그나마 배가 좀 꺼져 다른 요리를 먹을 수 있었다. 아페리티프에 와인까지 계산서가 좀 짰지만 (마지막에 계산할 때 가격이 센 경우 Une note salée라고 한다) 뭐...ㅋㅋ 


Restaurant Le Parmentel
5 Rue du Général de Gaulle
57050 Le Ban-Saint-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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