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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의학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

블랑코FR 2009. 3. 5. 23:22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는 그레이스 아나토미.
의학 드라마를 가장한 연애 드라마라는데 동의하고 그래서 더 좋다.

직업이 병원에서 일하는 직업이다보니.. 우선은 불어로 듣는(그렇다. 더빙판.. 난 불어 더빙판이 더 좋다) 여러가지 병명들이 공부가 되고, 병원내에서 일어나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 의사와 의료팀들과의 관계 등등 기본적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변화하고 치료되는 그 과정들이 너무나 좋다. 요즘 하우스에 빠진 이유도 같다. 예전에 티비에서 잠깐 스쳐본 바로는 그저 괴짜 의사하나가 별로 노력도 하지 않고 슬쩍 한번 쳐다보면 병명이 떠오르는 뭐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다. (노력 별로 안하는 사람이 쉽게 얻는거 싫어...) 그런데 맘 잡고 1편부터 보다보니 그레이스 아나토미 처럼,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인간 드라마라는 점이 좋다.

내 전공은 건강심리학으로 한국에선 주로 스트레스와 관련해 이야기 되는 모양인데.. 쉽게 말하면 건강 행동과 관련해서, 병의 예방과 병(급성이든 만성이든)에 대한 적응 행동, 그리고 환자 주위 가족들의 케어 등등에 대한 심리학이다. 보통 임상 심리학이라 하면 정신이 아픈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리테스트를 하고 치료를 한다면 이건 몸이 아픈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거라고 해야 할까.

시애틀 그레이 병원이나 프린스턴 병원에서 환자들이 입원하고 암같은 중병임을 진단받고 이식을 할까말까 검사를 받을까 말까 의식불명에 빠진 환자를 대신해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등등... 이 모든 경우에 심리학자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법에 의하면 의무는 아니나 권장을 한다.

드라마 하우스를 보면 하우스가 사람들에게 별별 참견들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타고나기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왜 캐고 드냐며 귀찮아하는 사람들의 물음에는 관심이, 호기심이 많다고, 그냥 알고싶다고 대답한다. 솔직히 그런(마음과 몸에 둘다 관심이 많고 둘다 치료를 하는) 의사가 있을까 싶다마는... 바로 하우스의 사람에 관심이 있는 그 점이 맘에 들고 바로 내가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솔직히 직관력이 넘 뛰어나 한번 쓱 보고도 다 꿰뚫어 본다는 점은 밉지만... 그리고 그렇게 하우스처럼 시시콜콜 기분나쁘게 캐묻는거 아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종종 그 진단학과에 심리학자 한 명이 있음 좋겠다는 생각한다. 실제로 일반 병원에 각 과별로 심리학자가 한명씩 있다. 소아과, 암병동, 고통완화학과.. 등등.

아무튼 그렇게 얽혀서 갈등이 일어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성장하는 모습들이 너무 너무 좋다. 비록 하우스를 볼때 그레이스 아나토미와는 달리, 디시 하우스갤 사람들이 정리한 의학용어들을 옆에 두고서 보고 있지만. (넘 어렵다 용어들이..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은 못 알아들어도 별로 개의치 않나보다. 드라마 보는데 지장을 안 줘서 그럴까.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설명 자막들이 없다.)

* 참, 심리학자로서 병원에서 일하려면 의사들보다야 덜 하겠지만 못지 않게 의학 용어들을 알아야한다. 적어도 내가 보는 환자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어떤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지 알아야 하니까. 그래서 생리학, 병리학, 신경학, 약학 등도 다 공부한다. 평생가야 한번 쓸까 말까 한 단어들 뜻 찾고 외우느라 머리 터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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