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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봄부터 여름내내, 그리고 가을까지 해줘야 할 일이 바로 잔디깎기다. 난 잔디를 깎고나서 나는 풀냄새를 참 좋아하는데... 그 일자체는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지난주말 잔디를 깎고난 후의 정원. 귀찮아도 깎고나면 때깔이 달라지는구려..
잔디깎는 기계를 tondeuse à gazon이라고 부르는데,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영화에서 흔히 보는 자동차처럼 생겨서 사람이 앉아서 운전하는 건.. 우리처럼 평범한 정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게 아니다. 정원이 엄청나게 큰 저택이나.. 공원, 골프장 같이 대지가 넓을 경우 사용하고 보통은 사람이 손으로 끄는 기계를 사용한다.
크게 보면 세가지다. 전기를 사용하는 전동식(Tondeuse à gazon électrique), 휘발유를 사용하는 엔진식(tondeuse à moteur thermique) 그리고 수동식(tondeuse manuelle).
수동식은 사용해본 적이 없어 대충 일반적인 지식만 알고 있고 전동식과 엔진식은 둘다 사용해 봤는데 개인적으론 전동식이 더 났다고 말하고 싶다. 그치만 언제나 잔디의 면적, 작업 분량, 그리고 사양과 예산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는 것.
1/ 수동식(tondeuse manuelle)
장점이라면, 값이 싸다. 유지비가 가장 싸다. 친환경적이다. 사용하기가 간편하다.
단점이라면, 대부분 높이 조절(깎는 잔디의 길이)이 불가능하고 잔디 이외에 키가 높은 풀들은 자르기 힘들고, 잔디가 상할 우려가 있고, 깎은 잔디를 저장할 수 있는 통이 안 딸려있어 잘린 잔디 조각들을 따로 그러모아줘야 한다. 정원이 비교적 작고 (다른 잡풀들이 없고) 잔디만 있다면 추천.
초간단 수동식 잔디깎이 기계
2/ 전동식(Tondeuse à gazon électrique)
정원에 사용가능한 전기콘센트가 있다면 좋다. 없어도 배터리가 있어 충천해서 무선으로 사용가능한 전동식도 있으니까 상관없다. (대신 비싸다)
장점이라면, 사용이 간단, 유지 보수가 쉽다. 엔진식에 비해 가볍고 소음이 적다.
단점이라면, 전기선 관리가 쉽지 않다. 잘못하다가는 잔디깎다가 전선을 끊게 될수도... 그리고 정원에 이것저것 많아서 돌아가야 하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면 선이 꼬이는 경우도 생긴다.
전동식은 대부분 플라스틱외형이라 가볍다.
3/ 엔진식(tondeuse à moteur thermique)
장점이라면 자율성. 전선도 필요없고 휘발유만 채워주면 끝.
단점이라면, 유지보수가 어려움(엔진오일 갈아줘, 점화플러그 갈아줘...등등). 소음이 크다. 전동식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근데 전동식도 그 사양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환경오염.. 기름냄새, 기름이 새기도 하고..
엔진이 고장나기 쉬워서 보수가 어렵다. 대부분 외형이 쇠라서 무겁다. 비싼건 알루미늄 바디도 있지만.. ㅠㅠ
일단 정원 면적을 고려하고 전기 사용여부를 살펴본뒤에 선택하면 되겠다. 우리는 작년까진 엔진식을 사용했는데 올해 전동식을 새로 구입했다. 작년에 정원 구석까지 전기를 사용할수 있도록 전선을 까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제일 사고 싶었던건 배터리 충전식이었는데 가격이 쎄더라) 확실히 소리가 적다. 그리고 덜 무겁다. 작년까지 잔디만 깎으려고 하면 툴툴거리던 남편도 올해 처음 잔디를 깎더니 훨씬 편하다고 연신 흐뭇해 했다. 대신 전선 관리가 좀 귀찮다고 툴툴거리더만...
정원 면적과 관련해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날 기장(Largeur de coupe)과 깎인 잔디가 담기게 되는 통(bac)의 크기다. 날 기장이 길수록 넓은 면적을 빠른 시간안에 깎을 수 있는건 당연.
아래 비교표를 보자.
날 기장 | 속도 (같다고 가정) | 100m² 를 깎기위해 움직여야 하는 거리 | 100m² 를 깎는데 걸리는 시간 | 1000m²를 깎는데 걸리는 시간 |
30cm | 3 km/h | 333m | 7분 | 1시간 10분 |
40cm | 3 km/h | 250m | 5분 | 50분 |
50cm | 3 km/h | 200m | 4분 | 40분 |
60cm | 3 km/h | 167m | 3분 | 33분 |
날 길이가 짧을수록 많이 왔다갔다 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걸린다. 문제는 통을 비우는 시간은 계산 안된거라는 것. 잔디를 깎다보면 통에 깎인 풀들이 담기게 되는게 이게 가득차면 비워줘야 한다. 그러니까 그 통이 크면 클수록 자주 비워주지 않아도 되니 시간이 절약되고 덜 귀찮아진다.
그치만 문제는 예산. 날 길이가 길수록 가격은 비싸지고, 보통 비싼게 통 크기도 크다. 게다가 모터의 출력도 중요한데 비싸고 크기가 클수록 모터 출력도 올라간다.
이 외에 다른 옵션들도 고려해야 한다. 잔디 깎는 높이 조절은 몇단계로 능한지, 기계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외형 소재가 뭘로 되어있는지, 바퀴의 크기는 작은지 큰지... 견인(tracté)되는 옵션(시동이 걸려있으면 알아서 앞으로 나가는 기능, 기계가 무거울수록 이 옵션이 있으면 좋다)이 있는지 없는지.. 등등.
봄, 가을에는 일주일에 한번, 여름에는 2주에 한번씩 깎아줘야 하므로... 되도록이면 좋은 기계로 초기에 투자해 주는 것이 좋을듯...
사실 한번 깎아주고 나면 소위 때깔이 달라진다. 그전엔 들쑥날쑥 어수선하다가 짧게 정리되고 나면 이제야 좀 정원 같구나.. 싶거든. 풀냄새도 은근 좋고... (아래 사진들은 보너스 샷)
날이 좋아 활짝핀 튤립들.
낮에는 봉오리가 열리고 밤이면 닫히는 튤립.
아직 이름을 모는 꽃나무. 다른 봄꽃들보다는 조금 늦게 이번에 꽃이 피었다.
정원을 가꾼다는게 쉽지 않다. 아파트에 살면 관리도 해주고 하는데 다 직접해야 하니깐. 근데 잔디를 깎기위해선 이게 다가 아니다. 필요한게 한가지 더 있다. 바로... Coupe-bordures. 가장자리 풀들을 자를때 쓴다.
잔디깎이 기계가 닿지 않는 곳, 나무 밑이나, 정원 가장자리의 경우, 풀들이 길게 남기 쉬운데 깔끔하게 그부분까지 깎으라고 있는 기계다. 칼날이 쇠로 되어있는 것도 있고 나일론 끈이 돌아가면서 풀들을 자르는 것도 있다. 이것까지 갖추면 잔디깎는데 문제없다. 보통 남편이 잔디깎는동안.. 난 이거들고 가장자리 다듬는다.. ㅠㅠ 잘린 풀이 담기는 부분이 따로 없으므로.. 작업용 긴바지를 입는건 필수. 안그럼 다리에 풀들이 다 튀켜서 풀물이 들거나 따갑다...
그럼, 올해.. 열심히 잔디를 깎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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