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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시차 적응은 하지 못한채 다소 빡빡했던 일정을 다 소화해내고, 무사히 월요일 밤 집으로 돌아왔다.

- 가져간 것보다 가지고 돌아온게 더 많고, 드린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았던 여행이었다. 

- 한국에 도착해서 일주일내내 장마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비가, 입국 첫날을 제외하고 매일매일 쏟아져서 신고 간 운동화가 젖어버려 십일 가까이 신지를 못했었다. 오랫동안 습도 높고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를 겪지 못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맑고 청명한 가을 날씨를 기대하고 갔던 나는 정말 견디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했었다. 남편이 와서 지내던 기간중에는 백년만의 물난리가 서울에서 발생해서, 광화문과 강남대로가 잠기는 역사적인 현장에 있기도 했다. 다행히도 일정에는 지장없이 움직이기는 했지만 까딱하면 물난리 속에 발이 묶일뻔도 했다.

- 시차때문에 아침에는 그렇게 눈 뜨기가 힘들더니만 돌아오는 날 새벽에 비 소리를 듣고 일찍 일어났다. 엄청 쏟아지길래 걱정을 했지만 출발시간이 가까와지자 비가 그치더군. 그런데 남편이 가지고 온 캐리어 손잡이가 부서지는 사고가... 그러길래 값나가는 걸 사야한다고 잔소리를 좀 하고 공항 가는 도중에 부서지지 않은걸 감사해하며 응급으로 끈을 덧달아 끌고 나섰다. 

서두르고 서두른 덕분에 편하게 맨앞자리 잡아서 다리 뻗고 12시간 가까이 비행기 안에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도 처음으로 - 원래 운동화를 신기 때문에 처음 겪는 것처럼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 발이 붓는 현상이 일어나서 구두에 발을 구겨넣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ㅠㅠ 

서울 도착 때와는 달리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짐 나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리고 나니, 메스(Metz)행 TGV를 타기전에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쯤은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여유가 한시간 정도 밖에 없었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출발하는 로렌 TGV로 가는 기차는 벌써 끊긴 시간이라 집에 가려면 파리 동역에서 기차를 탈 수 밖에 없었다. (예상했던 일이므로 TGV표는 파리 동역 출발 막차로 이미 세달전에 예매해 둔 상태) 

TGV를 타고 메스로 오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1.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출발하여 로렌 TGV역으로 오는 방법 - 공항에서 이동없이 바로 타는 대신 메스 시내까지 셔틀버스를 타야함

2. 샤를 드골 공항에서 파리 동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다음 TGV를 타는 방법 - 메스 시내 역에 바로 도착

먼저 RER B를 타고 파리 북역으로 가서 4, 5호선으로 갈아탄 다음 동역까지 다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건데... 샤를드골 공항에서 RER B가 오질 않는거다. 샤틀레 역에서 버려진 가방이 발견되었고 테러 예고가 있었다고 하면서 RER열차가 늦어질 거라고, 그래서 몇개의 역들에는 서지 않을거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결국 오랜 기다림 끝에 온 첫 열차를 탔고, 파리 북역에서 동역으로 갈아탈때 제대로된 엘레베이터 하나 없다고 서울은 이렇지 않은데..라고 투덜투덜 대면서, 가지고 온 짐이 넘 많아 완전히 초인적인 힘으로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동역에 도착했다. TGV를 놓치지 않고 탈 수 있었고 깨 있은지 스무시간이 가까이 되는지라 꾸벅꾸벅 졸면서 무사히 집까지 올 수 있었다....

- 그렇게 도착한 집은 넘 추워서.. 바로 난방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집안 온도가 16도... 벌써 겨울이 오는게냐...

- 프랑스에 도착하기 무섭게 핸드폰 연결이 되자마자 받은 메세지 하나, 자칫하면 짐 풀 새도 없이 바로 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번역 알바를 해야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럼 돈이 얼마야 하고 좋아하긴 했지만) 조금 미뤄지게 되었다. ㅋㅋ 

- 짐 정리는... 세면도구들만 꺼내놓고 아직 하나도 안했고... 어젠 독일로 넘어가 가을, 겨울옷들을 조금 샀고... 그래도 조금 그쪽 시간에 몸이 적응은 되었던지.. 저녁 7,8시가 되니까 졸음이 쏟아져서... 9시쯤 잠들어서 프랑스 시간으로 새벽 3시에 깨어나고 있다. 오늘은 장을 봐야한다. 내가 먼저 한국에 가 있는 동안 장을 한번도 안보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것들로 끼니를 해결하며 버틴 남편 덕분에 정말 먹을게 하나도 하나도 없다. 새벽에 일어난 김에 장 볼 리스트를 작성하고 나니 한가득... 운 좋게도 이번주에는 40% 할인 품목들이 많다. 

- 블로그를 넘 비워서 방문자가 없는듯... 티스토리 초대장 이벤트를 할까나... 아직 한번도 안 풀어서 꽤 많은데 ㅋㅋ

- 좀 더 시간이 나면 댓글에 답도 달고 그간 일들 포스팅 할게요. 댓글 다신분들 조금만 더 인내를... (질문하신 분들은 이미 답들을 얻으셨을것 같기도 하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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