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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시어머니께서 다녀가신다 하여, 지난 주엔 좀 바빴다. 청소하느라...

진리는... 청소를 자주해야 청소하기 쉽다는 것. 집 크면 청소하기만 힘들다는 것.

뭔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한번도 손 안댄 곳까지 청소했다. 벽에도 먼지가 쌓인다는 사실... 첨 알았다. 문에도 먼지가 쌓여있더라. 청소기 돌리고 여기식 대걸레질이 아닌, 손걸레질을 했더니 왁스를 바른것도 아닌데 막 미끄러진다. ㅋㅋ 남편은 어짜피 다시 청소해야 할거 - 시어머니가 개를 데리고 오시기 때문에 - 뭘 그리 깨끗이 하느냐 그랬지만 그냥 평소 손님맞이할때 하는 청소보다는 좀 더 깨끗이 하고 싶었다. 게으른 며느리라고 찍히고 싶진 않아...

그렇게 집안 정리를 하고 나니, 그동안 정리 안하고 청소 안해서 안 찍었던 집안 사진을 찍었다. 집 내놓을때 사진 찍는 것처럼..ㅋ 가족들에게 보여줄 생각으로 동영상까지 찍었다. 아우, 진작에 이렇게 청소할 걸. 이젠 좀 더 자주자주 청소해야지. 완전 연중행사 청소했다.



시어머니가 오시는건 부담이긴 하다. 그 부담이 울집에 놀러오는 손님 맞이할 때보다 더 크지도 작지도 않지만. 

손님이 오시게 되면 먼저 집 청소, 그리고 손님이 머물 손님방 정리, 침대 시트, 이불 시트, 베개 시트 갈고, 사용할 수건 등등 꺼내놓기. 그리고 집에서 머물동안 먹을 식단 짜기 등등.. 요리야, 남편이랑 같이 하니까 부담없다. 설거지는 손님 오실때 만큼은 (찝찝해도?) 나도 식기세척기 돌린다. 그래도 손님이 오면 힘들기는 하다.

먼저, 하루종일 같이 있기. 뭐를 하든 같이 하니까, 내 시간이 없다. 블로그만 봐도 벌써 방치됐잖아.

그리고, 식사 시간이 길어진다. 아페리티프부터, 앙트레는 생략해도 디저트까지, 두세시간 동안 먹고 떠드는거.. 힘들다. 내가 시어머니댁에 가도 마찬가지로 이게 제일 힘들다. 시댁에서는 시어머니가 주인이니 난 아무것도 안한다. 옆에도 조금 거들뿐, 요리도 안하고 청소도 안하고 설거지도 안하고 암것도 안해도 점심 저녁, 이렇게 시간들여 먹고나면 지친다.. ㅠㅠ 시어머니 계시는 동안 거하게 먹어서 다시 위가 비대해졌다.



결혼하고 나서 첨으로 시어머니께 한국음식(?) 대접해 드렸다. 고추잡채... 이거 중국음식으로 보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그래도 결혼하고 나서 첨으로 동양음식 해 드린거였다.

보통 한국음식을 해도 나 혼자 먹거나 외국인들이 사랑하는 불고기를 해 줘도 별로라 하던 남편이 (내가 해서 맛이 없었던게지, 췟) 얼마전 꽃빵까지 직접 만들어서 고추잡채를 해 줬더니 완전 매일 고추잡채 노래를 부른다. 빵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그, 꽃빵이 너무 좋댄다. 사랑한댄다. 이렇게 맛있는걸 왜 지금 해줬냐고... -_-+
(맛있는거 많이 해주면 자주 해달라고 그럴까봐 귀찮아서 조금씩 맛보여 준거야... 이거 왜 이래.)

매콤해서 좋아하실까 했는데 레스토랑 차려도 되겠다며 완전 좋아하심...

꽃빵에 흠뻑 빠진 남편 결국 찜기 사주더라. 많이 많이 해 달라고... 그래서 산 기념으로 야채 호빵 만들어줬다. 힘들게 만들고 나면 없어지는건 순식간.. 에휴.



프랑스 시어머니.. 에 대해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길어질거 같아 다음으로 넘길까 한다. 

사실, 내가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해 본것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접하는 사연은 엽기 시어머니, 시랜드 얘기가 대부분이라 비교하기 불가능하고, 뭐 우리 고부관계는 그럭저럭 부담없고 평범하달까. 이 나라엔 며느리의 도리.. 따위도 없고, 시댁에 자주 가야하거나 전화해야 할 의무가 있는것도 아니고, 홀어머니라고 해도 (남편의 아버지는 남편이 아주 어렸을때 돌아가셨다) 외아들에 집착도 안하시고 거는 기대도 없으시고, 경제적으로도 부담 안주시고, 남편 역시 아주 독립적이시고... (가끔, 남편을 보면 아들보다 딸을 낳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시어머니가 다녀가심으로... 드뎌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드라마 파스타도 어제로 끝이 났는데, ㅠㅠ 이 드라마 보면서 알리오 올리오 만들어 먹었는데 그만 올리브유가 뚝 떨어졌다. 시어머니네 정원에 있는 올리브 나무가 몇그루이던가...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시고 직접 방앗간에 가서 오일 짜셔서 보내주신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 오일들, 자기가 싫어한다고 이웃들 다 나눠주고 집에는 한병 남겨둬서, 세상에 세상에 올리브유가 다쓰고 없네.

내가 이건 말이 안된다고, 부모님이 레스토랑을 하는데, 집에 밥이 없어 밥을 굶는것과 같다고 그랬다. 많이 사용하는 편은 아녔지만 일단 없으니 어찌나 아쉬운지.. 그렇다고 슈퍼에서 사기에는 넘 아까운거다. 레스토랑 하는 집에서 밥이 없어서 다른 식당가서 밥 먹는 꼴.. ㅠㅠ (다른거 먹고싶어서 가는게 아니라 밥 굶을까봐 사먹는 것..)

나의 알리오 올리오 기대하시랏. (요즘은 봉골레가 땡기긴 한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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