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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보/문화

OSS 117 : Rio ne repond plus

블랑코FR 2009. 11. 12. 22:38


OSS 117 그 두번째 이야기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장 뒤자르당이 주연한 영화. 재작년에 본 카이로를 무대로 펼쳐지는 장 뒤자르당의 첫번째 OSS 117은 실망스러웠었음. 재미도 없고, 그냥 제임스 본드마냥 한껏 폼 잡으려던 것 같았었다. 리오 데자네이로에서 찍은 두번째 이야기는 1편에 비해 상당히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007을, 특히 숀 코네리를 풍자한 영화다. 패러디 영화는 아니다. 007같이, 자신을 최고의 첩보요원이라 여기며, 여자들과 찰나지만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는 OSS 117은 사실 무식하고 인종차별주의자에 성차별주의자, 마초다. 주어진 임무를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땐 성공적으로 수행하지만, 소 뒷걸음 치다가 쥐 잡듯이 하는 것 뿐이다.

원래 OSS 117은 Jean Bruce란 프랑스인이 쓴 소설의 제목이자 그 소설의 주인공으로 프랑스 태생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한 첩보요원이다. (OSS는 진짜로 미국에 존재했던 기관임) OSS의 첩보요원이었다가 나중에 CIA로 그 소속을 옮겨서 활동한 117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007 풍자 소설이었다기 보다는 또다른 007같은 첩보 소설이었다. 60-70년대에 이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었다. 그걸 장 뒤자르당이라는 코메디언이 이런 007류 영화를 본격적으로 풍자하는 쪽으로 각색해서 영화화한 것이다.

솔직히 그렇게 웃기지는 않다. 시종일관 빵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007 영화의 공식을 점잖게 비트는 데서, 그리고 B급 영화류 말장난으로 웃음을 준다. 이런 불어로 된 말장난을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하다.

예를 들면, 117이 신분을 숨기기 위해 노엘 플랑티에라는 신문기자로 위장하고 리오에 간다. '노엘'은 여기서 이름이지만 크리스마스란 뜻의 불어다. 함께 일하게 된 아름다운 동료 돌로레스와 어떻게 하면 한번 자볼까 하고 노력을 하나 007이 아니므로 안 넘어가는게 당연. 그 와중에 'cadeau de noel'이라며 선물을 준다. 노엘(본인)의 선물, 또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이중적인 의미가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래를 쳐다보며 'boule de noel'도 있군, 하며 웃는다. 여기서 boule de noel은 트리에 장식할때 매다는 장식볼(공?)을 뜻하는 동시에, 노엘(OSS 117)의 그 부분을 뜻한다. 한국어로도 남성의 불알을 지칭하는 말이 여러가지 있듯이, 불어로 boule은 '공'이란 단어지만 불알을 뜻하기도 한다...

이 장면에서 무지 웃었는데... 암튼 이런게 프랑스식 성적 유머의 하나라 보시면 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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