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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베른 도시 근처에 성이 3개쯤 있는데 그 중 2개는 정말 흔적만 남아있는 폐허이고, 오트 바르 성은 그나마 많이 남아있는 편으로 사베른을 방문한다면 꼭 보아야 할 관광명소중 하나다. 12세기에 세워져서 중세 시대에 증축, 보수되었으며 방어를 목적으로 조른계곡의 높은 산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알자스의 눈(l'œil de l'Alsace)'이라고 불린다. 올라갈때까지는 "알자스의 눈이라고 불린대..", "그래? 왜?" 요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올라가보니.. 과연 알자스의 눈이라고 불릴만 하다는 거... 진짜 후덜덜한 풍경이 펼쳐진다. 진짜진짜 운 좋게도 날씨가 좋아서 저 멀리, 잘하면 국경까지도 보이겠더라.

사베른 시내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사방에 방향을 가르키는 표지판들이 보이기 때문에 찾아가기 어렵지 않다. 4번 국도 타고 가다가 D171쪽으로 방향을 꺾으면 보임. 자전거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봤는데, 상당히 고생했을 거다. 460m정도 높이라서 한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거주지로 로앙 성을 세운 스트라스부르 대주교가 자신의 영지 사베른을 방어하기 위해 세운 성(Château-fort)으로 사베른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한눈에 다 보인다. 30년 전쟁이 끝나면서 베스트팔렌 조약에 따라 다른 성채들과 함께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샤펠(예배당)과 성벽, 성채의 일부분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 성을 오 쾨니스부르 성처럼 잘 보수했다면, 그에 못지 않은 관광명소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대신 입장료가 없어 좋다. ㅋㅋㅋ

17세기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잘 보존했더라면...



입구를 들어서면 보이는 광경. 바캉스 기간이라 낮에는 아이들을 위한 행사도 한다.



올라가는 길목에서 뒤돌아서면 입구가 이렇게 보인다.



이 지방의 그 유명한 붉은 사암들.



남아있는 성벽위로 저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들은 절대 못 올라갈듯. 훤히 뚫린 계단이어서 올라가면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성벽 위에서 바라본 건너편 성벽. 보수공사 때문인지 저 곳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막혀있었다.



폐허가 된 성벽...



그 시대에 어떻게 이런 성벽을 쌓았을지.. 어딜가나 시대를 막론하고 서민들은 고생만... ㅠㅠ



중간 계곡을 잇는 다리, 악마의 다리라고 불리는 가교다. 왜 악마의 다리라고 불리는지 그 위에 서보면 안다. 나무로 만든 다리인데 흔들다리도 아니면서 다른 사람들이 지나가면 다리가 흔들흔들하다...



밑에서 바라본 악마의 다리.



사진 중간에 보이는 저 멀리 솟은 부분도 성벽의 일부로 아마도 저기까지 성벽이 이어졌던 듯. 위험하다고 올라가지 말라고 그 어디에도 팻말은 안 보이지만... 저런짓 하면 안된다. 정말 눈 아래 풍경은 아찔하다.



정말 산 아래 모든 길목이 훤히 다 보인다. 성벽 어디에서 보아도 아래가 다 보이기 때문에 길목을 지키는 요새의 자리로 딱이다. 안개가 낀 날에도 한번 와보고 싶다.



긴 의자가 양 쪽으로 8개 정도 놓인 아담한 샤펠 (주로 작은 예배당을 가리킴).



이 나무로 지어진 연회장을 보는 순간, 결혼식 장소로 딱이다.. 란 생각이 들었다. 아담한 샤펠에, 성 만큼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깎지 않은 나무로 만들어진 연회장에... 소규모 결혼식을 하기에 이 만큼 로맨틱한 장소가 또 있을까. 디즈니 동화에 나올만큼 예쁜 성도 좋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이런 성에서의 잔치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종교인이 아니라면 이 연회장에서 야외결혼식을 하는 것도... 낭만적인 산 위에서의 결혼식. 남들 다 하는데서 말고 이런 독특한 곳에서 결혼식 하고 싶다면, 기꺼이 코디해 드리겠삼. 장소 예약에 피로연 준비 등등.. ㅋㅋ



연회장 뒤편에 남아있는 성벽과 그 옆 건물은... 바로 화장실. 깨끗한 현대식 화장실로 이 장소가 종종 피로연에 쓰인다는 걸 말해주는 듯.



성 안 한 곳을 차지하고 있는 레스토랑. 아마 이 레스토랑의 존재때문에 입장료도 없는게 아닐까...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라 보수/유지를 하려면 그 돈이 꽤 들텐데 말이다.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대신 세금을 빡세게 내는거지. 암튼 메뉴 구성도 괜찮았고 야외 테이블도 있고 바도 있어서 저녁을 먹는다면 바로 이곳에서 먹고 싶었다. 이 성에서 결혼식을 한다면 아마 이곳에 문의를 해야할 듯. 피로연 음식만 예약하면 혹시 장소 대여는 공짜?? ㅋㅋ



또 다른 성벽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출입금지. 



성을 나오면 오른쪽에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하는 곳이 보인다. (여름에만) 매일 두시간씩 중세 시대 체험의 일부로 말들을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은 좀 늦은 시간으로 말들은 다 철수...



성 옆에는 randonnée(도보산책, 트레킹)를 할수 있는 코스(왼쪽)가 있다. 오른쪽으로 길을 내려가다 보면 전기통신의 시초가 된, 공중신호 전신기가 설치되어 있는 사베른 샤프 통신 탑(Tour du télégraphe Chappe) 및 박물관이 있다. 클로드 샤프가 방명한 것으로 이때부터 파리와 스트라스부르를 잇는 주요한 통신 장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나폴레옹 군대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함. (우린 시간이 없어 생략했다)



이렇게 사베른 시내와 로앙 성, 오트 바르 성 구경을 마무리 함. 스트라스부르만 가지 말고 이런 작은 도시도 구경해 보면 좋을텐데... 물론 시간 여유가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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