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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스위스생활

주치의 찾기

블랑코FR 2019. 1. 22. 02:52

이사하고 나면 주치의를 바꿔야 한다. 병원 쇼핑하지 않게 한 의사를 정해 놓고 건강을 쭈욱 관리하자는 건데, 한 번 정하면 일정 기간 못 바꾸고 그런 거 없고 언제든지 신고로 바꿀 수 있다. 주치의로 정하지 않은 다른 의사를 만나러 가면 보험 환급 비율이 더 낮다. 대신 휴가를 떠났다가 의사를 보러 갈 경우 휴가 중이라고 하면 의사가 체크를 해서 환급 다 받을 수 있다. 일반의(제너럴리스트)로 정해도 되고 이비인후과쪽 질병이 잦다면 그쪽 의사를 주치의로 정해도 된다.


지난 6월에 이사왔지만, 그간 아프지 않았고 이사 오기 전에 필요한 약을 처방 받아서 비축해두고 있었기에 급하게 찾지 않아도 됐었다. 그리고 Fraontalier라는 국경 주민의 특수 신분상... 보험은 스위스 보험인데 프랑스와 스위스 두 곳에서 다 의료 혜택을 보려면 스위스 보험사와 프랑스 국가보험 사이에서 서류 핑퐁을 해야 하므로.. 그게 좀 오래 걸렸다. 


처리가 아직 안 된 상태여도 원칙상 스위스에서 일을 시작한 날부터 보험 적용이라서 나중에 서류 처리되면 늦게라도 환급이 되는 거니 급하면 가도 되었지만.. 병원에 갈 일이 생기진 않았다.


그런데 슬슬 처방 받아야만 사는 편두통 약이 떨어지기 시작함. 처방을 받아야 하므로 의사를 찾았다. 검색해보니 작은 동네임에도 의사 수가 꽤 많았다. 근데 하나같이 안 좋은 평들이 많음 ㅠㅠ 진료비를 떼어먹는 의사가 있질 않나.. 불친절하다는 평이 너무 많았다. 그 중에 고르고 골라.. 부정적인 평가가 없는 의사가 있었다. 특정 시간에 전화로 예약을 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며칠 기다렸다가 예약을 했다. 


처음 찾아가는 의사니까 간단한 호구 조사와 과거 병력, 가족 병력 같은 걸 조사하고 키와 몸무게, 혈압을 쟀다.

혈압이 높게 나와서 3번 쟀는데도 조금 높게 나와서 내가 원래 높다고 그랬다. 과거 주치의도 혈압 높다고 혈압계 집에 사두고 규칙적으로 재고 기록하라고 했고 실제로 혈압계 사서 측정하고 그랬었다. (근데 그거 옛 집에 두고 옴 ㅠㅠ) 아버지도 고혈압이시고, 작년에 안과 갔을 때 안압 쟀을 때도 높다고 그랬으니.. 


암튼 나보고 혈압계 사서 - 지금 아마존에 세일해서 오므론 좋은 걸로 싸게 살 수 있다는 조언까지 ㅋㅋㅋ - 기록한 거 다음 번에 들고 오라고 그랬음 ㅠㅠ 


편두통 약 처방 받으러 왔다고 하니까 그냥 약처방만 해주지 않고 관련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뒤 혈액 검사를 해보라는 처방도 내렸다. 비타민 D 처방해주려고 하더니 일단 혈액 결과 나오면 보자면서... 마그네슘만 추가로 처방해줌.


친절하고 관심 있게 환자 얘길 듣고 약 처방만 하지 않고 증상과 빈도 등 관련 정보를 자세히 물어보고.. 마음에 들길래 주치의로 일단 신고를 하긴 했다. (이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거라 걱정 안 해도 됨. 주치의로 신고하지 않은 다른 의사를 만나러 갈 경우 환급 비율이 더 낮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혈액 검사용 채혈을 받으러 갔고 오후에 결과가 나와서 인터넷으로 조회했는데.. - 세상 참 좋아졌다. 오후에 바로 결과 나오고 결과지가 인터넷에 PDF로 올라오고... - 다른 건 다 정상인데 비타민 D 결핍이랜다!! 바로 그제 스키 타면서 열심히 햇빛 쬐고 왔는데.. (자외선 차단제 발랐고 추위 때문에 꽁꽁 싸매긴 했지만.. 그리고 난 주근깨가 많이 생겨서 언제나 햇빛을 등지고 앉는다. 쓰고 보니 결핍 될 만하구만. 요즘 음식도 부실하게 먹었으니 ㅠㅠ)


혈압계는 지난 주말에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오므론 제품으로 주문했다. 이번 주에 오면 한 2주 정도 기록했다가 혈액 검사 결과랑 함께 들고 가야지. 아까 결과지 보면서 비타민 D 결핍으로 나오길래! 비타민 D 처방해주려던 게 생각나서 그 의사 용하네 했었다! 비타민 D가 부족할 경우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단다. 마그네슘도 그렇구... ㅠㅠ


메신저로 비타민 D 결핍이라구 남편에게 말하니까 나 데리고 주말마다 야외 나갈 궁리하고 있다. 이제 자외선 차단제 바르려구 하면 말리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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