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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시골집에 굴러다니는 타자기를 가지고 논 적이 있다.

그 소리와 감성이 참 좋았는데 말이다.


디지털로 완전히 돌아섰다가 다시 노트를 사용하고 만년필을 사용하면서 아날로그로 돌아오고 있는데

트래블러스 노트 꾸미기를 하면서 타자기를 욕망하게 되었다.


데코가 아니라 실사용이 목적인데 쉽게 싫증을 내는 스타일이라 타자기에 빠졌다가도

금방 싫증나 방치하게 된다면 예쁜 쓰레기를 사는 건 아닐까 싶어서

타자기 폰트로 대신해 보려고 해도 그 감성이 살지 않아

매물로 나온 타자기를 네고해서 아주 좋은 가격에 사오게 되었다.


70-80년대 타자기는 아주 싸게 많이 파는데

빈티지한 타자기를, 그것도 아직 사용 가능한 걸 구하려니 쉽지 않았지만

1시간 운전해서 가면 될 거리에 마침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로고 나오게 찍은 사진이 없네. 언더우드 스탠다드 포터블 타자기다.


책상에 붙박이로 고정해놓고 쓰는 게 아니라 이동용인 언더우드 타자기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가방이 있고 가방에 고정되어 있다.


이동용 가방



활자판도 아주 깨끗하고 상태가 좋다.



미국 제조이지만 프랑스용이라 자판이 AZERTY이다. 난 불어로 쓸 거라 괜춘..



잉크 테이프가 두 가지 색깔이라 레버를 돌려서 원하는 컬로로 쓸 수 있다.





이건 언더우드 타자기 시리얼 넘버로 제조년도를 알 수 있는 표인데 내가 산 건 무려 1926년산이다!!!



트래블러스 노트에 붙일 오늘 일기 오늘 타자기를 사서 매우 만족스럽다란 내용.



토모에 리버 종이에 친 건데 아니 이 종이는 타자기 잉크도 감성을 살려주는 만능 종이로구나!



토모에 리버 종이에 타자기로 친 오늘의 일기.

이런 식으로 작은 쪽지를 써서 트노에 붙일거다.


아날로그 감성의 극을 달리는구나... 사실 이거 사러 가면서 내가 미친건가 싶기도 했는데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잉크 테이프가 아직은 잘 나오고 있지만 여분으로 하나 사둬야겠다.

타자기는 공식적으로 2011년 이후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생산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테이프는 아직도 생산되다니 진짜 요지경 세상이다. 이건 장식으로 두고 조금 더 요즘 거 하나 더 사고픈데 눈치 보인다. 곧 이사갈 거라 짐 늘리면 안 된다고 할 게 뻔해... 에르메스 베이비 모델이 갖고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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