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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예사롭지 않은 따뜻한 날씨에 새싹들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이대로 계속 가면 금방 꽃 피고 무성해질게 뻔하기에.. 서둘러 정원손질을 시작해야 하는데.. 에휴.. 한숨이 나온다.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에 같이 정원일을 하려고 좀 준비를 해 뒀는데 주말 내내 비오고 궂은 날씨여서 올 스톱..하고 다시 오늘 월요일, 화창한 날씨... 정원일은 시간적 여유가 보다 많은 내 몫으로.. ㅠㅠ

뭐 아는게 있어야지, 몇주전부터 모든 가게들이 정원가꾸는데 필요한 기구들이며 식물들을 팔기 시작했다. 빨간꽃, 노란꽃 구근들을 팔길래 (솔직히 익히 알려진 유명한 꽃들을 제외하곤 내게 그저 꽃들은 빨갛고 노랗고.. 뭐 그게 다다.) 덜컥 사와버렸으니.. 구근이 뭔지, 매해 다시 심지 않아도 봄이면 싹을 내미는 거라 좀 더 경제적일 것 같아 사온것 뿐.. 오늘 좀 검색을 해 본바에 의하면 원래 가을에 심어야 하는 거고 이맘때쯤 파는 구근들은 아마 저온처리 된걸 거라고... (정말 모르는게 많구나)

추가글) 사온 구근들 이름을 찾아보았더니, 달리아, 글라디올러스, 프리지아, Lilium, Crocosmia라고 쓰여있다. 구근들에 대한 좀더 전문적인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봄에 심는 춘식구근과 가을에 심는 추식구근이 있으며, 춘식구근의 경우 여름내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다시 파서 보관해야 한다고.. 안그럼 겨울에 얼어죽는다는데... 헐... 그냥 놔두면 매년 꽃을 피우는 다른 구근식물들 처럼 한번 심으면 저절로 크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ㅠㅠ

정원에 이미 심어져있는 수선화와 튤립, 스노우드롭 등.. 매년봄 알아서 그냥 꽃 피우던데... 추식구근이래도 꽃이 지고나면 캐내어 보관했다가 가을에 다시 심어주는게 좋다는군. 그동안 관리 안해줘도 용케 잘 큰거였구나. ㅠㅠ

아무튼 남편 돌아오면 의논해 보고 사다놓은 춘식구근들, 화분에 심을지 화단에 심을지 결정해야겠다. 정원에 심었다가 가을에 다시 캐내는 짓을 어찌해...ㅠㅠ


정원 잘 가꾸시는 분들 보면 부럽다. 근데 정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그만큼 들여야 할 시간도 많다는 거.. 진짜 왠만큼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힘든것 같다. 글타고 아예 포기하고 내버려 두기에는... 우리 이전에 이 집에 살았던 가족의 경우 정원을 방치해 둔데다가 집수리 하고 나온 자재들을 쌓아둬서 신고가 들어갔다고 하네. 지저분해서 미관을 해칠 경우 신고를 하기도 하나보다. 확인된 바 없지만, 우리 옆집 아저씨 말이니 믿어야지.

그래서 겁이 나서라도 대충은 관리하려고 하는데 말이다. 진짜 중노동이 따로 없다. 사람 머리 깎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데 나무 하나 사다리 타고 올라가 깎아줘야 할 정도면.. 팔 쑤시고 어깨 쑤시고.. 텃밭까지 가꾸시는 분들은 더 대단, 봄이면 흙 다 엎어주면서 잡초 말리고 부드럽게 갈아주고 해야 하는데.. 그거 하자고 (경운기 같은) 전문 기계를 살 수도 없고.. 한 두해 이거저거 심어보다가 딸기만 남기고 다 떼려친지 오래다.

난 말이다.. 정원 딸린 메종에 살기 전에는.. 자연을 사랑하는 줄 알았다. 공원 같은데서 산책하는 거 좋아하고 트레킹 좋아하고, 숲에 들어가면 좋고 그래서.. 자연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알고보니.. 잘 가꿔진 (바꿔 말하면 약을 쳐서 가꾸는 인공스런) 자연을, 그것도 보는 것만 좋아하지, 그렇게 가꾸면서 흙을 직접 만지고 하는건 영 내 취향에 안 맞는다는거 알게 되었다. 난 벌레와 새를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진짜 자연엔 벌레가 다양하게 정말 정말 많더라. 약을 안 치니까 당연한 거긴한데... 아무튼, 난 구근들 심으러 나가봐야겠다. 날씨가.. 반팔을 입고 일해도 춥지가 않아..

이사왔을 당시 정원, 완전 버려진 땅 포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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