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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외국 살면서 당하는 인종차별

블랑코FR 2011. 3. 25. 18:14

외국에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당하는 인종차별,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다. 뭐 한국에서도 가끔 술 취하신 어르신들이 외국인 보고 손가락질 하며 코쟁이 어쩌구 하고, 양키 고 홈을 외쳤다는 얘기를 보기도 하니까 말이다.

어딜가든 멍청하고 분별없는 놈들은 있지 않는가 말이다.
사실 대놓고 뭐라고 한 넘들은 뒤에서 두고두고 씹어라도 주고, 누가봐도 인종차별적 발언이라 같은 프랑스인들도 욕을해 주지만, 인종차별적 생각은 맘속에 숨겨두고 그저 경멸적 시선을 보내는 이들은, 하소연해도 내가 편집증환자가 되기 쉽상이다. 어쨌거나... 외국 살면서 안 당해본 사람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어제 오후 일이다. 요즘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는데.. 신용카드가 없어져서, 분명 집 어디엔가 있을것 같은데, 다 뒤져도 안 나오길래.. 혹시 차에 있나 싶어서 밖으로 나갔다. 요즘 집 앞 거리 공사를 하고 있어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다 차를 세워 두었다. 차까지 한 백미터 정도 될까.. 정말 봄이구나.. 나무에 돋은 새순을 바라보면서 몇발자국 떼었을때... 내 시야에 멀리서 걸어오는 남자가 보였다. 길을 걸을때 사람을 이리저리 구경하는 편도 아니고, 차가 있는 곳까지 정말 멀지도 않은 거리라 무심히 지나치는데, 내 옆을 스쳐갈때 그 자식이 내뱉은 말.. 니네 나라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을때 정말 짧은 순간에 수백개의 생각이 스쳐지나갈 정도로 확확 돌던 내 뇌가.. 그 순간엔 렉이 걸렸는지 순간 멈춤을 해 버렸다. 일단 그 문장은 내 뇌에 인풋이 되었으나.. 거기서 멈춰버렸달까..

하지만 난 계속 걸어가고 있었고, 그 자식도 걸어가고 있었고, 순간 멈춤한 뇌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을땐 이미 멀어져있었다. 사실 뒤를 돌아보지 않아서 그냥 지나갔을지 날 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욕도 확인은 하고 쏘아줘야 하므로, 뭐라고?? 라도 되물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나서 또 같은 소릴하면, 그동안 저장만 해두고 써먹지 못한 오색찬란한 욕들을 다 쏟아줬어야 했었는데 말이다. 욕도 많이 아는데.. 젠장.

사실 이렇게 당하면, 곧장 반응하기 어렵다. 욕도 많이 연습을 해야 필요한 순간에 즉각적으로 나오는 거고.. 예상 못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당하면.. 반응하기보단 굳는거다.

그 자식이 어떤 맘으로 그랬건간에.. 그냥 가볍게 내뱉은거라도.. 듣는 입장에선 하루종일 기분을 잡치게 된다. 더구나 바로 집 앞에서 당한거라 더욱 황당하다. 정신병자가 뜻도 모르고 한거라해도.. 그것때문에 마음에 난 스크래치는 쉽게 안 가라앉는다... 게다가 바보같이 반응못한 내 자신에 대한 책망으로 맘은 더욱 복잡하다.

요즘 안 그래도 흉흉한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대표를 바꾸고 인기를 얻고 있는데.. 현재 진행중인 지방선거에서 내가 사는 도시도 처음으로 국민전선이 2차투표까지 갔다. 이번주 일요일 2차투표다. 선거운동도 별로 안 했는데 2차투표까지 갔다. 설마, 설마, 당선까지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도 흉흉한데.. 정말 기분이 안좋다. 난 투표권도 없고. 극우가 당선된다고 외국인들 뱅기태워 내보내는건 아니지만. 체류증 갱신하기 어려워지겠지. 발급요금 오르겠지. 시민권 안 주겠지. 이민법 또 개정할지도 모르지. 또 뭐가 있을까..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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