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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결혼기념일 겸 배를 빌려 운하 여행을 했는데 정보가 많지 않은 듯하여 자세히 올려보려고 한다.
전국적으로 고속도로가 깔려있듯이 배로 이동할 수 있는 운하들이 프랑스에 전국적으로 많다. 이 운하를 따라 여행할 수가 있는데 따로 면허가 없어도 운전할 수 있는 배들(vateaux sans permis)을 렌트하면 된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 간단히 조작법만 배우면 누구든 바로 운전할 수 있음. (어짜피 속도 빠른 큰 모터가 달려있어도 제한 속도가 있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릴 수는 없다. 운하의 경우 그렇고 그냥 강일 경우 제한 없음)
이 운하 길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배로 전국일주를 해도 될 정도이나...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게 함정.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음. ^^
우리가 여행한 부분은 오른쪽 갈색 부분이다.
먼저 배를 렌트해야 하는데 이렇게 운하 여행용 배를 빌려주는 곳은 많다.
유럽 전체에 지점이 있는 곳도 있고 국지적으로 운영하는 소규모 회사도 있다. 알아서 선택하길. (영어 가능)
http://www.france-passion-plaisance.fr
우리가 빌린 곳은 알자스 로렌 지방 전문 회사였다. (www.navigfrance.com) 먼저 인원과 날짜를 선택하고 견적을 내어본 뒤 여러가지 옵션을 선택하고 예약금을 걸면 된다. 자동차 렌트와 마찬가지로 보증금이 있고 각종 사고와 관련된 보험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가스와 연료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내부, 외부 청소 옵션과 자전거를 렌트할 수도 있다.
운하 여행시 필수로 배에 갖춰야 할 것은 바로 운하 지도다. 지도 겸 가이드북으로 여러 회사에서 나오는데 그 중 자기 여행 지역에 맞는 걸 아무거나 구매하면 된다. 보통 렌트할 때 지도를 따로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린 동부를 여행할 예정이었으므로 플루비아카르트 회사에서 나온 지도책 17번을 구입했다.
이 가이드북은 영어, 불어, 독어 세 언어로 되어 있다. 지도 부분에는 각 수문 간 거리와 항구, 주변 마을, 피크닉 장소, 배를 댈 수 있는 장소 등이 표시되어 있다.
관광할 수 있는 장소나 항구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다.
특히 충전과 급수를 할 수 있는 항구의 경우 정박할 때 요금을 낸다.
어떻게 어디로 가야하는지 수문 조작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으니
여행 떠나기에 앞서 책을 사서 기호를 미리 익혀두면 좋다.
이 밖에 준비물...
온갖 주방기구와 침구류는 다 있으므로 여행 기간에 맞게 식수와 음료, 음식 재료들을 되도록 다 챙겨가면 좋다.
캠핑카와 똑같지만 캠핑카는 고속도로를 떠나도 운전할 수 있는데 배는 운하를 떠날 수가 없으므로 처음부터 다 챙기는 게 좋다. 운하 주변의 마을들은 가깝기도 멀기도 하다. 제대로 장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운하에서 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항구라고 해봤자 큰 곳이 아니라면 여행자들 편의를 위해 만들어놓은 코딱지만한 식료품점이 다다. 자전거를 렌트했다면 3-4km 거리여도 다녀오면 그만이지만... 처음에 미리 다 준비해가는 게 좋다.
원래 우리는 여행가면 집을 렌트해도 절대 밥을 해먹지 않으므로 레스토랑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고 컵라면을 비롯해 먹을 것들을 다 챙겨갔는데 안 그랬다면 큰일날 뻔했음. 배를 대는 장소에 따라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도 하므로 안 챙겨갔으면 쫄딱 굶었을 거다. 레스토랑은 딱 한 번 갈 수 있었다. 이것도 걸어서...ㅠㅠ
마실 물의 경우도 챙겨가는 게 좋다. 그 이유는 물탱크에 물이 오랫동안 들어있었으므로 깨끗한 물이지만 마시기에는 좀 그렇다고 한다. 우린 충분히 안 가져가서 중간에 빵집에 가서 물을 샀다. ㅠㅠ
여행 첫날, 오후 2시까지 오라고 해서 배를 렌트한 Lagarde라는 작은 항구로 갔다. 우리 외에도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배를 여러 척 빌려 축제를 즐기는 모양이었다. 대개 가족 단위나 대여섯 명 단위였고 우리처럼 단 둘이 오는 경우는 없었음. ㅋㅋ 운하의 경우 최소한 두 명이어야 한다. 수문을 통과할 때 한 명은 운전하고 한 명은 닻줄을 잡아야 함.
라가르드 항구
우리가 렌트한 3인용 배. 부부와 아이 하나까지 가능함.
배를 지정받고 계약서에 싸인하고 배에 물건을 실으면 된다.
그리고 조작법을 배우기 전 배에 있는 물건들 목록을 확인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안전장비다.
구명조끼와 튜브 등등... 여러가지 물건을 그곳 직원과 함께 확인한 뒤 서명을 해야 한다.
그 외 주방도구나 그릇들은 확인해도 안 해도 되지만 혹시 필요한데 없으면 그러니까 꼼꼼이 확인하는 게 좋다.
그리고 조작법을 배운다. 열쇠 꽂고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옆에 레버가 있어서 앞으로 밀면 전진, 뒤로 밀면 후진. 가운데 두면 기어 중립이다. 그 외 버튼들은 조명과 물탱크, 경적, 빗물 와이퍼 등이다.
간단한 조종석
주방. 없는 거 없이 다 있다.
가운데 판자를 대고쿠션으로 막으면 더블침대 완성. 금고도 있다.
거실 겸 식탁. 밤에는 침대가 되기도 함.
긴장한 채 운전하는 남편.
여유있게 폼 잡지만 첫 날은 긴장한 상태로 운전함.
속도가 느리다보니 (8km/h) 익숙해지기 전에는 조작이 쉽지 않다. 왼쪽 오른쪽 핸들을 돌리기만 하면 되는데 똑바로 직진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 직원이 첫 수문까지 동행하며 어떻게 수문을 통과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드디어 출발!
우리와 함께 출발했던 독일 청년들. 큰 배를 세 대나 빌려서 파티를 즐겼다. 어디 축구팀에서 온 것 같던데... 여행 내내 만났음.
운전대 잡은 나. ㅋㅋ 우리 배의 이름은 마르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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