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손님, 독감

- 블로그를 쳐다도 보기 싫어서.. 그냥 버려두었다. 블로그에 들이는 시간이 아깝기도 했고, 시간도 없어서였다.

- 아는 동생 부부가 다녀갔다. 손님을 맞는것은 항상 힘들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반가운 사람이라도 어쨌든 가이드 하는것은 힘들다. 내가 돈을 쓰면 아까울것 같은, 친분이 별로 없는 사람들의 경우는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파리도 아닌 지방에 날 보러 오는 사람들이기에 기꺼이 반갑게 맞이한다. 또 그런 사람들중에 무례하게 빌붙고 가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힘든게 손님맞이, 가이드 같다. (사실, 돈 써도 아까울것 같지 않은 손님만 받지만 그래도 가이드중에 다 본거, 이미 다 본 곳에, 또 가서 내 돈 쓰려면 아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집에 와서 먹고 자고 하는것 문제 없다. 그러나 같이 다니길 원하는게.. 그게 그렇게 힘이 든다. 그냥 우리집을 민박처럼 생각해 줬음 싶을때가 많다. 가장 고마운 손님은 아침에 나가서 알아서 돌아다니고 저녁에 들어오는 손님이다. 가장 힘든 손님은 내가 같이 다녀주기 원하고 일일히 통역해주고 설명해 주기 원하며, 멀리서 왔으니 하나라도 더 보자는 욕심에 많이 돌아다니는 손님... 그렇게 하루종일 다니고 집에 와서 저녁 차리려면 도와줘도 힘들다. 밖에서 먹으려면 후즐근한 식당은 갈 수 없으니까 레스토랑이라고 부를만한데를 가려면 - 프랑스에서 식당이면 글자그대로 레스토랑이지만, 한국에서 레스토랑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의 식당 - 그 값도 장닌 아닐뿐더러... 손님이 나보다 나이가 적을라치면 은근 긴장이 된다. 언니가, 누나가, 혹은 선배가 쏠게! 하며 호기롭게 영수증을 집어 들어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손님들의 일정은 우리 부부 스케줄과는 별 상관없이 그들의 일정에 따라 결정된다. 언제쯤 가도 좋겠냐는 전화나 메일을 받고 괜찮냐고 물어볼때마다 응 나는 상관없어 라며 흔쾌히 오케이하는 신랑은 무슨죄냐 싶다. 한국인 아내를 둔 탓(!)에 멀리서 오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게다가 말도 안 통하는) 손님을 (돈도 안 받고) 내 집에서 재우고 먹여야 하는 신랑은...

결혼전에 이미 종종 이렇게 될거라고 미리 으름장을 놔 두었으나 나도 이리 힘든데.. 싶어 미안해진다. 그래도 매일 출근하니까, 가이드는 완전 내 몫이니 상관없다고 해야할지..

그래서 심신이 피곤하고 힘들어서 한동안 쉬었다.

- 올 게 온건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만났던 친구가 담날 전화를 해서 아침에 병원에 다녀왔단다. 신종플루로 확진을 하기에는 검사비도 비싸고 하여 그냥 독감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타 왔다면서 나보고도 조심하라고 했다. 하긴 만나고 온 뒤에 가벼운 두통과 열이 있길래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몸이 안 좋은가 하여 감기몸살 약 먹었었는데... 그뒤로 괜찮아진 터라 걱정은 안했었다. 그래도 무리하지 말고 쉬어야지 하면서 오렌지 먹으면서 싸이질중...

- 블로그 제목은 francophile ou francophobe이지만... 프랑스를 까거나 그러려고 블로그를 만든건 아니다. 어디에 살든간에 사람은 자기 경험과 지식, 그리고 남과 비교해서 투덜대기 마련이고, 특히 외국에 살 경우는 몰라서, 정보가 없어서 그로 인해 오는 불편함이나 부당함때문에 불평하는 것이 절반이라 보기 때문에, 정보를 전하기 위해, 나의 경우는 이랬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내가 죽을때까지 살아야 하는 나라라서 그런건지, 내 반쪽의 나라라서 그런건지, 묘하게도 내가 사는 나라, 내가 사는 도시를 놓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면 은근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나 살짝 감싸고 도는 마음이 솟아나는 것이, 이제 프랑스도 내 나라라는 애착형성이 된 걸까. 

- 자리 비운동안 뭔일이 일어난거지. 진짜 들러보지도 않고 방치해뒀는데.. 29일날 방문자가 2700이 넘었다. 뭐냐 뭐냐.. 버그일거야. 다음이랑 믹시랑 블로그 등록한거 내려야겠다. 난 손님맞이에 서투르다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