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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 돌아오기는 10월 말에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다시 일로 복귀하느라... 그동안 댓글에 답도 못했고 메일에도 답을 못했다. 방문자가 꾸준히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게 다 검색봇...이란 걸 알았다. ㅠㅠ


수난사를 풀어놓는 이유는... 2년 전 귀국할 때 고생한 얘기를 적어놨는데 내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ㅋㅋ 

프랑스로 떠나기 전날 밤 무사히 도착해 지하철타고 기차타고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되어 검색하다가 내 블로그 글을 발견했고 (구글에서 검색결과에 내 블로그가 떡하니 나오더라..ㅋㅋ) 새삼 비행기가 늦게 도착했단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아시아나가 늦게 출발을 했고 1시간 늦게 도착했다. 다시는 아시아나 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망할 아시아나, 한 시간이나 늦으면 어쩌란 말이냐. 비행기에 전원이 다 탑승해 좌석벨트하고도 이륙까지 45분을 기다렸다는 말이다. 내가 타나봐라. 그까짓 마일리지 다 버릴거다.



파리가 아닌 지방 사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고생을 할거다. 멀리 가려면 어쩔 수 없이 파리에서 출국을 해야하고 파리까지 국내선 비행기 아니면 기차를 타야한다. 문제는 기차 시간과 기차역이다.


메스에서 파리 샤를드골 공항까지 가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메스 외곽에 있는 로렌테제베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직통 기차를 타는 것. 다른 하나는 메스 시내 기차역에서 파리 동역까지 가는 테제베를 타고 RER이나 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가는 것이다. 


직통 기차가 더할나위 없이 좋기는 하나.. 문제는 하루에 세 대 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시간 맞추기가 애매해 한국으로 갈 때 파리공항에서 자그마치 6시간을 기다렸다. (짐이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갈아타는 것 못 하겠어서 오래 기다리는 편을 택했던 거다)


올 때는 오래 기다리더라도 직통을 타고 싶었지만 파리 도착시간에는 이미 테제베가 끊긴 시간이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파리 동역까지 RER를 타고가서 메스행 기차를 탈 예정이었다. 여유시간이 3시간이나 되도록 메스행 막차로 끊어두었다.


문제는 한국 출국 당일... 억수로 비가 와서 앞이 안 보이는 길을 달려 공항에 도착했고 아시아나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다들 앉아서 좌석벨트까지 했는데 이륙을 안 하는거다. 트래픽이 많아 8분 기다려야 한댄다. 뭐? 8분? 썩을... 45분을 기다린 후에 이륙하더라. 아마도 비가 많이 와서 이전 비행기들 출발이 조금씩 지연된 것 같고 우리차례가 됐을 때 조금씩 밀린 시간이 거의 한 시간여 된 게 아닐까 싶은데... 그때부터 속이 타들어 감.


그래도 세 시간 여유를 뒀으니 두 시간은 더 여유있잖아. 하며 맘을 달랬지만.. 참... 

다행히 옆자리 두 개가 다 비어 누워서 잠을 청하려 했는데 눈만 감으면 대체 내가 왜 한국을 떠나 이 고생이며... 가족들과 헤어져야 하는가... 싶어 눈물이 나오고... 결국 내내 책을 읽었다. 딴 생각이 안 나도록.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하여 서둘러 짐 찾으러 나갔는데... 짐이 안 나오는거다. 정말 30초에 가방 하나씩 나오는 걸 보니 속이 터져서... 내 짐을 찾고보니 30분이 흘러있었다. 기차 시간까지 1시간 반 남았다. 


남편과 통화하며 지하철을 탈까 택시를 탈까 하다가 퇴근 시간에 밀릴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RER B를 타려고 갔는데 엎친데 덮친다고... 인명사고가 나서 지하철 지연... 택시탈까 고민하는 순간 지하철이 와서 그냥 탔다. 설마 1시간 넘게 걸리겠어 싶어서. 그런데 서서히 달리는 건 물론 한 정거장에서 10분씩 서있겠다고 방송을... 두 세 역 갔다가 택시타려고 내렸는데 역에 에스컬레이터도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짐도 무거운데... 그 순간 파리 북역까지 (북역과 동역은 한 정거장 차이) 논스톱으로 가는 익스프레스 기차가 옴.. 빨리 가겠지 싶어서 탔는데 이건 뭐... 더구나 공항 다음 역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타서 찜통에 거의 으스러지는 줄 알았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파업을 제외하고 RER B 최악의 날이었다고 한다. 2명이 동시에 선로에 뛰어드는 자살을 했고 화재까지 나서 내가 지하철을 타야했던 시간이 피크였던 것. (난 아시아나가 연착만 안 했어도 이걸 피했을 거라고 화가 끝까지 났었는데 사실 사고는 도착시간 이전에 났더군) 게다가 국제식료품 박람회인지 뭔지 때문에 수백, 수천 명이 쏟아져나와 그 시간에 지하철을 탄 거였다.


결국 난... 지하철 안에서 찌그러져가며... 시계만 보면서 속을 태웠고... 도착하면 기차 떠나있겠다 싶어서 호텔을 잡을 생각을 했다. (근데 그날 파리 호텔 다 만원이었댄다) 남편과 통화하는데 남편이 오겠다고, 바로 출발하겠다고 하는데... 와, 정말 눈물이 나서 울었다. 그 시간에 차끌고 온다는데 그때껏 맘고생했던 설움과 그 밤에 달려오겠다는 남편의 말에 감동해서... (이 일로 점수 엄청 땄음)


우범지대나 다름없는 북역, 동역에서 기다리기 싫어서 그래도 밤에 사람들이 많고 경비가 삼엄한 공항으로 다시 돌아갔다. 남편은 2시간 반 만에 날아왔고 공항에서 해후하고... 바로 차타고 또 마구 밟아서 집에 도착하니 1시 반... 이럴 거였으면 그냥 기차표 안 끊고 파리까지 데리러 오라고 할 것을... 


그 이후로도 계속 들려오는 RER B 문제를 보니... 절대 탈 게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 경험한 파리는 메스 살아서 정말 행복하다 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구구절절 쓰는데 말이다. 절대 대중교통 믿지 마시길. 그나마 난 말이 되고 남편있고 하니 다행이었지.. 관광객이 그 시간에 그 고생을 했다면 어후... 


아시아나 시간대가 안 좋다. 타지 말길. 지난번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계속 연착. 문제가 뭘까. 택시보다 지하철이 확실하다고들 하는데 서울에 해당하는 얘기지 파리는... 다시는 파리로 출국 안 한다. 사실 아시아나 끊어놓고 룩셈부르크 출국으로 알아보니 더 싼 표가 있어서 취소하려다 수수료가 쎄서 관뒀는데 담부턴 무조건 룩셈부르크 출국이다. 공항이 작아 경유를 해야하지만 그까짓거 짐 부치고 나면 몸도 가벼운데다 직항 12시간이나 경유 13시간 반이나 그게 그거다.


한국에서 맛있는 거 많이 먹었고... 알차게 보내다 왔다. 어짜피 비수기에 가는거 표검색해보니 저렴한 표도 많고 좀 더 자주가야겠다 싶다. 하지만 항상 떠나올 때 맘이 참 그렇더라.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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