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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버린 젊음... 은교

블랑코FR 2012. 5. 19. 06:46

 


은교

저자
박범신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4-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네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너를 사랑했다!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메키아 서평 이벤트에 참여해서 쓰는 서평임. 3만 포인트를 받았고 (3만원과 똑같음) 덕분에 최근에 보고싶은 책들을 여러권 구입했다. 원래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쓸 예정이었으나 읽으면서 뭔가 모르게 별로(?)여서 '은교'로 바꿨다. 영화 홍보 문구들을 보면 자극적이지만 영화는 어떨지 몰라도 소설은 정말 읽을만함. 좋은 소설이다.

 

'은교'를 읽었다.
소설을 읽기 전에는 여기저기서 들리는 홍보 문구 때문에 로리타 아류작은 아닌가 싶어 거부감이 있었다.
다 읽고난 뒤에는 내 가버린 젊음에 대한 아련함에 가슴이 먹먹해졌고 늙어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적요 시인이 사랑한 것은 과연 은교일까... 꼭 은교여야만 하는 건 아니었을 것이다.
시인이 사랑한 건 가버린 자신의 젊음이었고 은교가 발산하는 싱그러운 젊음이었던 거겠지.

 

민주화운동으로 젊음을 보내고
계획적으로 시만 쓰며 명성을 만들고
세속적 욕망들을 숨긴채 품격과 지성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살았다.

 

그런 자신의 잃어버린 젊음을 일깨워주고 육체적인 욕망을 되찾게해준 은교...
철저하게 세상을 속였던 자신의 위선을 자각하게 해준 은교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자신의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자신을 고결한 영혼으로 추대하는 제자 서지우.
-다른 이유도 많지만- 사랑하는 이를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모습을 바라듯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지 않은 서지우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위선적인 모습을 싫어할 수밖에 없듯이.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거저 얻어지지만 어떤 노력으로도 젊음은 지켜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걸 아는 늙은 우리들은 슬픈 것이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한국을 떠났고 이곳 프랑스에 오기 전 다른 나라를 거쳤던 나로서는

젊음은 한국과 그 나라에 두고온 느낌이다.
확 바뀐 삶의 환경 때문인지 한국과 그 나라에서의 삶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여기 프랑스에 왔던 첫 해의 기억이 가장 오래되고
가장 젊은 때의 기억이랄까...

 

가끔 처음 프랑스에 왔던 해 유행했던 노래를 지금 들으면... 먼 날의 기억처럼 추억에 아련해진다.

늙어감이 서글프다. 그래도 산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남았겠지 믿고싶은거다.

 

별 10개에서 하나를 뺀 이유는 (별 다섯인 평점에서는 다섯을 줬다) 읽으면서 은교가 사용하는 은어들이, 아니 작가가 기를 쓰듯 끼워넣은 은어들이... 거슬렸다. 나도 늙은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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