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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것을 정해드리는 건 아니고.. ㅋㅋ 남편이 교육이 있어 파리로 가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독수공방을 하게 됐는데... 삼일 혼자 지내보면서 아.. 우리의 신혼은 끝났구나 생각이 들더란 말이다. 남편이 보면 서운할 글이겠지만 하하, 한글은 못 읽지롱.

결혼 이후 두 번 정도 떨어져 있었나. 한 번은 출장 같은 걸로, 한 번은 내가 먼저 한국 들어가서. 그때는 하룻밤이라도 너무 보고 싶고 혼자서 자기 무섭고 했는데.

월요일 아침 남편이 파리로 떠났고 그날 저녁, 편하더라. 그래도 첫 날이라 문단속 열심히 하고 괜히 아래층 불도 켜놓고 좀 무서웠던 것 같긴 한데.. 둘째 날부터는 정말 편하더라. 밥해주는 사람 없어서 쪼금 귀찮기는 한데 뭐 나 먹을 것만 알아서 챙기면 되니까 그냥 대충 먹고, 같이 잘 땐 가끔 잠이 안 와 뒤척일 때는 잠든 남편 깰까봐 안 뒤척이려고 애쓰고 그랬는데, 편하다... 우리 언니가 형부 출장가면 좋다고 하더니. 이제 나도 남편이 출장가니까 좋쿠나.. 라고 느끼는 걸 보고 문득, 오... 신혼이 끝났군 싶었다.

매일 문자주고 받고 저녁에 페이스타임으로 서로 얼굴보는데 (아, 좋긴 좋아, 문명의 이기) 서로 그날 뭐했나 얘기하고 나니 할 말이 없더라. 조금 머쓱했음. 보고 싶어! 라고 쓴 문자를 여러번 주고받았지만, 솔직히 그렇게 보고싶진 않았거든? 그냥 편하던데. 차마 너도 그래? 라고 물어보진 못 하겠다. 남편은 아직 안 그럴 것 같고, 또 설사 그렇다고 해도 내가 그랬다고 얘기해주면 서운해할 것 같다. 난, 남편이 그렇게 말해도 안 서운할 것 같아. ㅋㅋ

고로 신혼의 기준은 남편이, 혹은 아내가 집을 며칠 비운다고 했을 때 속으로 좋다는 생각이 들면, 혼자 지내면서 편하다는 생각이 들고 별로 보고싶지 않다면 신혼은 끝이라는 게 기준이라는 결론.

내일 저녁에 올 텐데 조금 귀찮단 생각이.. 5일이 조금 짧다는 생각이... 나 왜 이러니. 
귀찮더라도 의지적으로 집안 정갈하게 해놓고 맛있는 거 준비해서 맞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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