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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이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 9시, 흡사 아이폰 신제품 발표 키노트를 기다리는 것처럼 프리박스 모바일 런칭 키노트를 기다렸다. 9시, 프리박스 채널 198번과 인터넷 데일리모션에서 생중계로 키노트를 방송해준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가 검은 터틀넥 스웨터를 고수했듯이, 프랑스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우는 프리박스의 사장 자비에 니엘이 지금까지의 키노트에서처럼 흰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프리의 키노트. 흰셔츠에 검은 바지. 애플처럼 공들인 프레젠테이션. 발표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박수치는 관객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관심도 없을 테지만... 몇 달 전부터 프리박스에서 아주 저렴하게 약정없는 요금제를 내놓는다고 해서 화제였다. 그럴만도 한 것이 지금까지 프리박스가 혁신의 길을 걸어왔고 다른 인터넷 회사들이 이미 내놓은 인터넷 서비스와 맞물린 핸드폰 요금제를 내놓지 않을리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비스가 별로 없고 집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따로 신청해야 해서 가격이 비쌌던 시절, 프리박스라는 회사를 세우고 전화, 인터넷, 티비를 합해 29.90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 그 뒤로 HD 서비스도 그렇고 유무선 전화 무제한 공짜, 해외통화 공짜 서비스도 추가되었고 미디어센터 하드, 디비디, 블루레이 플레이어, 에어플레이(애플)가 내장된 박스와 자이로스코프가 내장된 리모컨을 갖춘 혁신적인 프리박스를 내놓았다.

우리집에 있는거. 애플 에어플레이까지 된다


뭐, 내가 전문가는 아니라서 세세한 건 잘 모르고 대충 아는 것만 적었는데.. 암튼 이렇게 업계의 암묵적인 가격룰을 깨고 항상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시해온 프리에서(그때마다 자비에 니엘은 스티브 잡스처럼 키노트를 했다)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서 루머가 많았었다. 프리박스 가입자에게 무작위로 심카드를 보내 베타테스트를 한다는 둥...

암튼 어제 기자들에게 키노트 초대장을 보냈다고 하고 오늘 아침 9시 키노트를 생중계로 시작했다. 내가 관심가진 이유는, 내 약정이 1월 13일 끝나기 때문이라 저렴한 요금제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여서다. 더불어 저렴하게 4S로 갈아탈 생각으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주 파격적인 조건을 매우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다. 프랑스로 유학오는 학생들, 핸드폰 약정때문에 귀국할 때 엄청난 벌금을 물거나 필요없는 보험에 고객 몰래 가입해서 엄청난 요금을 물었던 사람들, 주목하시라. 물론 거대한 핸드폰 시장에 뛰어든 여러 서비스사들이 요즘 매우 많다. 다들 저렴하다 하고 약정이 없다고 하지만 요금제 체계도 복잡하고 잘 모르면 바가지 쓰기 쉽상.

프리 모바일 요금 체계는 딱 두 가지. 무제한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저렴한 요금! (그리고 인터넷 프리박스 가입자는 이 두 가지 요금 체계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다)

  • 19,99 € : le Forfait tout illimité (SMS/MMS, Voix, Data), sans engagement 
    통화(해외 40개국까지), 문자, 인터넷(3Gb까지) 무제한, 약정 없이. (3만원!!)

  • 15,99 € Pour les abonnés Freebox 
    프리박스 가입자에겐 위의 무제한 요금제가 이 가격으로 할인 됨 (2만 4천원!!)


  • 2 € : 1h de voix, 60 SMS, sans engagement (3천원!!)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진정한 저렴 요금제, 통화 1시간, 문자 60건을 2유로에! 약정 없다. 추가 문자 요금은 0.01유로!!)

  • Gratuit pour les abonnés Freebox (무료!!)
    (프리박스 가입자에겐 이마저도 공짜. 단 한 명만)


엄청 간단하지 않은가? 그리고 진정으로 저렴한 요금제이지 않나?? 내가 흥분하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프랑스 요금제는 엄청 비싼 편에 속한다. 요금을 낮출 수 있음에도 안 낮추는 건 소비자를 호구로 아니까. 분당 통화료가 0.15유로(220원), 외국으로의 통화는 0.5유로(750원), 문자는 건당 0.1유로(150원)이다. 그리고 무제한 요금도 말로는 무제한이라 하지만 통화 5시간 제한이나 인터넷 데이터도 250, 500메가를 넘어가면 끊어버리거나 아주 느리게 만든다.
(현재 무료 40개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고 한국으로 전화하는 건 집전화로는 분당 8센트, 핸드폰으로 거는 건 분당 12센트, 새롭게 추가가 된다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듯)

또 정부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요금제를 내놓으라 해서 다른 통신사들에서 내놓은 건 한달에 10유로, 40분에 문자 40건이었다.

그런데 프리에서 오늘 발표한 걸 봐라. 통화 1시간에 문자 60건이 한 달에 3천원이다. 이걸 발표하면서 그래도 이익이 남는다고 했다. 그리고 문자 60건을 넘어가서 추가 문자 요금의 경우 1센트다. 감동스럽기까지 하구나...
(소득 증명따위 필요없다. 그냥 2유로짜리 택하면 됨.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요금제를 선물로 줬다)

그리고 애플과도 계약을 체결해서 이제 신제품이라고 해도 1유로라고 했다. 아이폰 4S가 1유로. 물론 요금제 약정은 없다. 어떻게 되는 거냐면 할부로 구입하는 것이다. 요금제와 관계없이 프리에서 12, 24, 36개월 할부로 아이폰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게 뭐 1유로야..하겠지만!

대부분의 통신사에서 저렴한 요금제(그래봤자 30유로 정도)에 1년, 2년 약정이면 4S를 약정없이 구입하는 가격 비슷하게 지불해야 하고 (400-500유로)

4S를 좀 싸게 100, 200유로 주고 구입하려면 2년 약정과 더불어 50-70유로 요금제로 매달 내야하는 것에 비하면 정직하게 핸드폰 요금 할부로 내고 (아직 사이트가 안 열려서 구체적으로 할부금액이 얼마일지 모르겠다) 저렴한 요금제 이용하고 무제한인게 낫지.

이 부분 조금 추가하자면, 난 통신사들에서 핸드폰 요금 보조해주는척 하면서 1-2년 약정을 강제하고 요금제로 바가지 씌우는 걸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약정 없이 정직하게 기기값 다 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서 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할부라는 건 소액대출을 받는 것과 같은 것이고, 요금제는 분명 저렴하지만 매달 갚아나가야 할 기기값을 생각하면 절대 싼 것은 아니란 사실.

즉, 단말기가 있는 사람에게 프리 요금제는 더없이 간단하고 좋지만 최신기기를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프리는 보조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더 비싸게 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어쨌거나 돈을 아끼고 싶다면 비교해보고 따져보는 것이 최선!! 



아, 흥분해서 오늘 아침부터 생중계로 키노트 시청하고 일도 안하고 계속 남편에게 문자질하고.. 이렇게 블로그에 닥치고 찬양하고 있다. 

프랑스의 스티브 잡스, 자비에 니엘의 키노트를 시청하고 싶다면 아래 비디오를 보시라. 하나하나 발표할 때마다 자신조차 감동해서 흥분한게 보인다. 맨 마지막에는 울먹거리기까지.... "1월 10일은 여러분 해방(자유)의 시작이며 속박이 끝나는 날(Le 10 janvier est le début de votre libération, la fin du carcan)", "더이상 절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Plus rien ne sera comme avant)"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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