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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서점 리디북스에서 3번째 리더기를 내놓았다.

12월 9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그 다음날인 10일에 출국해야 했던 나는 이번에도 못 사는 거 아닌가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리디북스측이 이번부터 위탁 판매를 시작해서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 구입해 올 수 있었다. (지금은 잘 사왔다고 생각하지만 매장을 방문했던 당시에는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워서 한참을 고민했었다. 이유는 내가 해외 거주자로서 해외의 하이엔드급 리더기들을 다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리디페이퍼 3세대가 그렇게 잘 나온 건지 확신이 안 들었기 때문)

 

왜 리더기가 필요한데? 

종이책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에 계신 분들은 종이책, 전자책 입맛대로 골라 읽을 수 있겠지만 해외 거주하는 사람들은 선택이 별로 없다.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출간이 다소 늦지만, 책을 읽고 싶을 때 바로 구매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이다. 전자책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는 나는 왜 전자책을 사랑하는가 라는 예전에 쓴 글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전자책을 읽기 위해서는 리더기가 필요하다. 핸드폰, 태블릿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장시간 독서를 하고 낮에 특히 태양빛 아래에서 읽으려면 리더기의 존재는 필수다.

 

리디페이퍼 3세대는 6인치

1세대에서 6인치 두 개를 출시하고 2세대에서 7.8인치 대형 화면 리더기를 출시했던 리디북스에서 3세대로 다시 6인치를 내놓았다. 전자책 리더기의 휴대성이란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만화책이나 PDF를 보기 위해선 확실히 8인치 이상의 큰 화면이 필요하다. 그러나 종이책 대비 전자책의 장점이 뭔가. 바로 리더기 하나에 내 책장이 다 들어간다는 것이다. 리디북스 내 서재에 몇 천권의 책이 있는데 와이파이만 잡히면 언제든 다운로드해서 읽을 수 있다. 와이파이가 없는 오지여도 미리 다운로드해서 오면 아무런 걱정 없이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그래서 방수를 포기하고 외장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을 추가한 게 아닐까.

리디북스의 이런 노림수는 프로모션할 때 내거는 슬로건을 봐도 알 수 있다. #읽고싶은순간 #세상이나의서재가된다

휴대성을 강조하겠다는 프로모션 슬로건

 

휴대성이 좋으려면?

1. 크기가 작고 무게가 적게 나가야 한다.

두말하면 잔소리. 무게가 적게 나가도 크기가 크면 휴대하기 불편하다. 그 예가 내가 가진 톨리노 에포스2. 수건 한 장 무게라는 리디페이퍼 3세대(이하 리페삼으로 부르겠음)가 173g이다. 플라스틱 패널을 가져서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톨리노 에포스2는 198g이다. 고작 25g 차이.

좌 톨리노 에포스2, 우 리디페이퍼 3세대

케이스를 끼우면 무게가 또 달라지지만 이동시에는 파우치에 넣고 책을 본다고 할 때 25g의 차이는 미미하다. 그러나 크기는 문제가 된다. 이번에 한국에 잠시 다녀올 때 에포스2를 가지고 갔는데 (주문한 케이스가 오지 않아 파우치에 넣었음) 책을 볼 땐 문제가 안 되지만... 핸드백에 넣기에는 부담스러운 크기였다.

큰 가방이라면 상관없지만 기내용 캐리어를 소지했을 때 허용되는 짐은 최대 A5 사이즈 책이 들어갈 만한 핸드백 정도다. 거기에 에포스를 넣으면... 리더기가 위로 툭 튀어나온다. 다른 소지품도 넣어야 하니까 액정을 누르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원래 여행할 때는 킨들 오아시스 1세대 (일명 구아시스)를 가지고 다녔기에 못 느꼈는데 여행용으로 8인치는 확실히 크다.

공항에서. 여권과 트노 패스포트 사이즈에 비해 약간 큰 정도.

리페삼은 여권 사이즈에 비해 약간 큰 정도다. 겨울에는 코트 주머니에도 들어가고 작은 핸드백이어도 들어가는 크기이다. 여자 치고도 다른 사람에 비해 손이 작은 편인데 리페삼은 한 손에 쏙 들어온다. 그러나... 정말 휴대성 극강이라고 할 수 있나? 해외 리더기에 비하면 아니다.

좌 킨들 오아시스 3세대, 우 킨들 오아시스 1세대

킨들 오아시스는 한쪽 베젤을 크게 만들어 물리키를 넣고 배터리를 집어넣은 대신 나머지 베젤을 최소화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이 디자인은 파지하기 편하다 또 자이로센서를 넣어 왼손, 오른손 마음대로 사용하게 했다. 이 둘의 무게는 각각 185g과 132g이다. 오아시스 3세대는 7인치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케이스 없이 못 들고 다니잖아? 맞다. 케이스를 씌우면 무게가 달라진다. 배터리가 포함된 구아시스의 케이스를 씌우면 무게가 234g이 된다. 정품 케이스를 씌운 리페삼의 무게가 278g인 걸 보면 구아시스가 가장 들고다니기 편한 리더기가 된다. 더구나 독서할 때는 착탈식 케이스를 떼면 되니까 얼마나 가벼운지 모른다. 그러나!!! 단점은 킨들 책만 읽을 수 있다는 거. 조금 조작을 하면 구글 북스에서 구입한 한글책도 가능하다. 구아시스에 안드로이드를 깐 경우 범용기가 되니까 최강이다.

무게는 그렇다 치고... 디자인만 보자면 리페삼은 잘 빠진 기기가 맞다.

좌 구아시스, 우 리페삼

 좌우 베젤은 작은데 위, 아래 베젤이 그대로다. 그래서 리페삼은 구아이스에 비하면 베젤 뚱뚱이 같다. 구아시스 디자인을 따라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일부러 따라하지 않았거나 SD카드 슬롯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비율을 보면 구아시스가 정사각형인데 리페삼은 위아래로 긴 직사각형이니까 따지고 보면 그게 그거다. 둘 다 따로 보면 엄청 작네 싶거든. 개인적인 취향은 구아시스쪽이다. 물리키에 손가락을 얹었을 때 조금 더 안정적이어서. 리페삼은 손가락이 물리키가 있는 부분만을 잡고 있으니까 누가 툭 치면 놓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신 리페삼의 강점은 퀵버튼의 존재다. 이 퀵버튼에 '다음 페이지'를 할당하게 되면 좌우가 넓지 않기 때문에 양쪽을 잡고 퀵버튼으로 페이지를 넘겨서 봐도 된다. 

 

2. 블루투스 리모컨이란 존재

리모컨을 안 써본 사람은 몰라도 써본 사람은 다들 아는 그 편리함! 리모컨을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

구아시스부터 킨들 오아시스에는 블루투스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오디오북을 듣기 위함이지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단 얘기는 아니다. 톨리노 에포스2에는 블투가 없다. 리페삼에는 있다! 리모컨을 물릴 수 있다!

리페삼 첫날 구매자에게 증정한 헤비츠 스탠드(왼쪽 아래)

스탠드에 리더기를 거치해 놓고 리모컨으로 딸깍 딸깍 페이지를 넘기면.... 엄청 편하다! 넘기는 행위가 없기 때문에 책 읽는 느낌은 덜하지만 (아직 덜 적응한 건지도...) 진짜 편하다. 아무리 리더기가 가볍다지만 장시간 들고 보면 왼손, 오른손 바꿔줘야 하는데 리모컨 사용하면 그럴 일도 없다. 

케이스를 씌운 상태에서 헤비츠 스탠드에 거치해 본 리페삼 

더구나 사은품으로 준 헤비츠 가죽 스탠드는 똑딱이를 떼어 정리하면 그 얇기가 매우 얇아서 휴대하기 매우 좋다. 사은품까지 휴대성을 생각한 리디북스다.

 

전용기라는 강점

개인적으로 전용기는 처음 사용해봤다. 해외에 거주하니까 국내 전용 리더기를 구하기가 어렵다. 배터리 때문에 해외 배송도 안 된다 하고, 매년 한국에 들어가는데도 체류 기간과 출시일이 맞지 않아 구입을 못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출국 하루 전날 매장 방문으로 리페삼을 구입해 가지고 왔다. 전용기의 쾌적함이란... 전용기도 안 써보고 해외 리더기가 더 좋다 나불거린 걸 반성했다 ㅋㅋㅋ 톨리노 에포스2를 루팅해서 완전체로 만들었지만, 톨리노 뷰어가 아닌 리디북스 앱을 사용할 때 화면 회전을 해주려면 다른 앱의 도움이 필요하다. 리디북스에 소장한 책이 가장 많기 때문에 리디 전용기를 쓰는 게 가장 편하다는 건 진리다. 더구나 리페삼 루팅이 가능해진 지금... 범용기의 가능성이 열렸으니까 망설일 게 있을까.

 

리디페이퍼 3세대의 단점은?

리페삼의 유일한 흠은 가격이다. 6인치이기 때문에 체감상 20만원이란 가격은 약간 부담스럽다. (구아시스가 얼마였지? 가물가물) 그래도 만듦새가 구아시스 남부럽지 않게 좋아서 납득했다. (지금 초기 불량, 배터리 달그락 현상 때문에 말이 많은데 내 껀 양품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리디 셀렉트 이용권을 준다고 해서 케이스를 산 거다. 어차피 구독하는 거 케이스 공짜로 얻는 격이니까. 게다가 휴대성을 높이려면 케이스는 필수다. 파우치에 넣는다고 해도 여행할 때 케이스가 주는 안정감이 있다. 이번에 나온 정품 플립 케이스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신 매우 탄탄하다. 블랙의 경우 가죽 느낌도 난다.

 

리디페이퍼 3세대, 사야 할까?

전자책 입문자라면 리디북스 가입하고 리페삼 구입한다.

타 서점사에 책이 많다면 그쪽 리더기 구입하삼. 

6인치가 없다면 아묻따 구입. 

그렇지만 리더기 하나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 인치별로, 용도별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방도 신발도 용도별로 있는데 리더기는 왜 안 돼?? 킨들 전용기도 있고, 코보도 사고, 안드로이드 범용기도 사고, 국내 서점사 전용기, 전자도서관 전용기 등등 용도별로 갖추고 삽시다. ㅋㅋㅋㅋ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포스2, 오아시스3, 리페삼, 구아시스

리더기 하나 들이면 겹치는 건 방출하는 식으로 해서 현재 갖추고 있는 리더기들은 위의 사진처럼 4개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방출할 게 없다. 리더기가 여러 개면 노는 게 생기긴 하지만... 배터리 바닥나지 않게 잘 챙겨먹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기 4개의 옆모습 짤로 마무리한다. 리페삼이 굉장히 뚱뚱하게 보이는 짤 ㅋㅋㅋ 다른 기기들이 비대칭 디자인이어서 그렇다. 너무 얇아서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휴대시 케이스는 필수다.

왼쪽부터 에포스2, 오아시스3, 구아시스, 리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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