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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일상으로 복귀 그리고 액땜

블랑코FR 2014. 2. 14. 06:07

이번 주 월요일 저녁, 집에 돌아오자마자 어떤 쉼도 없이 바로 다음 날부터 일상으로 복귀했다.


테네리페, 카나리아 제도는 정말 천국이었다. 일년 내내 평균기온이 19-22도로 항상 봄날씨라니, 진짜 축복받은 곳이다.

은퇴 후 거주지로 시칠리아를 찍었다가 잠깐 맘이 흔들렸었다.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정말 살기 딱 좋은 온도라... 하지만 음식 때문에 역시 시칠리아로 확정.

(이건 그냥 말로만 하는 것이고 사실 은퇴 후 계획은 전혀 없고 준비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7박 8일 동안 한 게 너무 많아서 일주일이 아니라 2주, 한 달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입장료 같은 건 외지인들을 위한 비싼 요금이 따로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물가나 음식 등은 저렴해서 참 좋았다. 

그래도 한 가지, 커피가 맛이 없어서 막판에는 차만 마셨고 집에 돌아온 다음 날 커피를 더블로 마셨다. ㅋㅋ

(사실 커피 때문에 이탈리아가 좋다)


하이킹도 하고 워터파크에 가서 놀기도 하고 해변에서 느긋하게 태닝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쉬는 휴가는 우리와 거리가 멀어서 정말 많이 걸었고 돌아다녔다. 


떠나기 전에는 날씨 짐작이 안 되어 거의 4계절 옷을 챙겨갔는데 가서 입은 건 여름 옷 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더워서 차를 렌트하고 바로 반팔,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우리가 머무는 내내 평균 기온은 20도 정도였지만 햇빛이 나면 여름날처럼 더웠고 선블록 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피부에 화상을 입을 정도여서 둘 다 새카매져서 돌아왔다.


그렇게 일주일을 잘 마치는가 싶었는데 마지막 날 밤...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웨어러블 기기인 위딩스 펄스를 잃어버려서 멘붕이 왔었다.

배를 탄다고 서두르면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다가 클립으로 끼워놓은 게 걸려서 땅에 떨어진 듯했다.

사용한 지 고작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뿐이고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던 기기라...

게다가 분실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우울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어제 안 사실인데... 내 신용카드도 잃어버렸다.

분명 지갑에 넣어뒀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쓰려고보니 지갑에 카드가 없는 거다!!

가방은 이미 풀어 정리했고 카드 따위는 보지도 못했으며 가방이나 옷들 주머니에도 없었으니...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


사용 내역은 없었으니 도난은 아닌 듯하지만... 어쨌든 절차대로 카드 분실 신고하고 새 카드를 신청했다.

전화로 카드 정지 신청한 뒤 반드시 등기로 편지를 보내야 하기에

카드 정지 신청 편지를 써서 오늘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난 비 올 때 나가는 거 정말 싫어한다...ㅠㅠ)

우체국까지 걸어가서 편지를 부치고 왔다.

등기료에 카드 재발급 수수료까지... 돈이 아깝다.


게다가...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물려서 사용할 로지텍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입했는데...

소포로 부치는 가격까지 포함하면 한국이나 프랑스나 가격이 비슷하지만 한글 자판이 갖고 싶어서...

(정확하게 한글 자판보다는 영문식 자판. 프랑스 자판은 왼쪽 쉬프트 키가 작아서 한글을 치다보면 내 손이 작은 탓에 손이 찢어져서 아프다. 또 영문 자판을 구하려고 해도 파는 데가 없다. 분명 영문식 QWERTY 자판이라고 나와있어 일부러 주문했는데도 배려한답시고 프랑스식 AZERTY 자판을 보내준다. - 프랑스 사람들은 영문식 굉장히 싫어한다.)


한국에서 사서 몰테일 배송대행을 통해 받았는데 (이 사연은 나중에... 포스팅하겠음)

글쎄 세관에서 TVA를 19유로나 때려버린거다. ㅠㅠ

가격이 60달러고 TVA가 20%니까 19유로나 될 리가 없는데... 암튼 세금 폭탄을 맞고 기분이 상했다.


이렇게 연달아 불행을 겪고 침울해져 남편에게 한국에선 연초에 이런 나쁜 일이 생기면 액땜이라고 말을 한다고  설명해줬다. 그래봤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일 뿐... 


암튼 일도 밀려있고

분실같은 건 절대 안 하는 내가 사용한 지 고작 한 달인 99유로짜리 위딩스 펄스에 신용카드까지 잃어버리고

세금 폭탄까지 3단 콤보로 맞고 나니... 남편의 위로에도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다.

돈도 돈이지만 잃어버렸다는 것에서 충격이 큰 것 같다.


당분간은 지름도 안 하고 외식도 하지 말자고 선언했다. 그럼 기분이 좀 나아질 것 같아서.


왠지 글이 기승전우울이넹.


정보가 별로 없는 만큼 테네리페 정보 잘 정리해서 올려야 하는데 글쎄.

돌아와서 세계테마기행인가에서 찍은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편을 잠깐 봤는데... 정보가 엉망이더만.

가이드도 있었을 테고 통역도 있는 것 같던데 테이데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Pico Viejo라고 하질 않나...

암튼 암튼... 꼭꼭 알찬 정보 정리해서 올리고 싶다. 시간을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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