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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여행할 계획이며, 아는 이가 프랑스에 있어 그 집에서 머무를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드리는 글입니다. 그래서 (예외적으로) 존대말로 포스트 작성합니다. 본인의 경험과 주위에서 보고 들을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올리는 바.. 읽어보시고 손님으로 가는 여행자가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서로 좋지 않을까.. 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머무는 이나 맞이하는 이나, 서로 맘 상하지 않고 즐겁고 알찬 만남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ㅋ


프랑스를 정말 꼭 가보고 싶었어.. 근데, 아무개가 거기 살지 않나? 연락해 봐야지~
이건 꼭 프랑스 아니어도 다른 나라, 하다못해 한국에서도 유명 관광지에 사는 사람이라면 겪는 일 같습니다. 아는 누군가가 사니까 가서 좀 신세좀 질까.. 하게 되는 것.
친한 친구든, 친척이든, 아니면 친구의 친구, 아는 동생의 언니, 까페나 클럽을 통해 알게된 사람, 등등.. 여행지에 아는 사람이 있는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친구를 낯선 곳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기쁨은 물론, 의지도 되고 어쩌면 숙박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아는 사람이 반대로 우리집에 와서 머문다고 했을때 선뜻 받아들일 수 있을정도의 관계, 친분이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셨음 좋겠습니다. 닉넴만 알던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즐거움 당연히 크죠. 아는 친구의 동생의 친구.. 이렇게 먼 관계, 인맥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단지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연락해 보는 것 너무 속보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여행지에 계시는 분들, 거절 잘 못하시더라구요. 그래..라고 해놓고 돌아서서 속 끓이는 것. 전 성격이 매몰차서 그런지 친하다 싶지 않거나 내돈 쓰기 아깝다 생각들면 그냥 싫다고 잘 하기에 거절 못해 힘들어하는 분들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그러니 아는 누군가에게 갑자기 연락하기 전에 신세져도 괜찮을까..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끔 동호회 활동 하다보면 '프랑스 사신다면서요?" 하고 말거는 사람들 있습니다. 대화를 해가다 보면 유럽 여행 곧 갈거라고, 프랑스 정말 가고 싶은 나라라고, 프랑스 살아서 좋겠다고 합니다. 저야 거절 내공이 장난 아닌터라 별 부담없이 대화합니다만.. 정착 초기이신 분들 가운데 거절을 못해서 또는 한국 사람이 그리워서 좋은 맘으로 등등... 저렇게 걸려(?) 들어서 재워주는 분들 있더라구요.

전 안면만 있는 사람이 오랫동안 연락 없다가 갑자기 연락해서 '어머, 너 프랑스 산다면서.. 멋지다. 나 이번에 갈 계획인데.. 어쩌구..' 하는 메일 받으면 그냥 읽고 휴지통에 넣습니다. 혹 '지난번 메일 받았니?'라면서 집요하게 연락한다면, 스팸멜 신공이나 ('어머 스팸메일로 갔나봐.. 못봤네') 또는 답장 늦게하기 신공(그 사람이 여행 떠나는 날, 이제서야 메일 봤다며 그동안 바빴다면서 답장하는)으로 그냥 거절합니다..  



얼마나 있어도 돼? 응, 너 있을만큼 있어. / 너 좋을대로 해.
유럽, 멀기도 하고 한번 온 김에 여러나라 돌아야 하니 정말 금쪽같은 시간들이죠. 그래서 한나라에 오래 머무시는 분들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은 아는 사람 집에서 하루 이틀 머물다 가시는것 같습니다. 대충 뭘 할 생각이고 어디어디 갈지 계획이 있을 겁니다. 그 계획에 아는 아무개 얼굴도 보고 프랑스 집(또는 아파트)는 어떤지 구경도 좀 할까? 란 생각으로 하루, 이틀 끼워 넣으시는게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손님 맞이하는 사람 생각 안하고 오래오래 있으려고 하는 분들 가끔 봅니다. 보통 저렇게 물어보죠. "얼마나 있어도 돼?"
여기서 "엉, 하루나 이틀, 그 이상이면 좀 피곤해(어려워, 안돼..)" 라고 대답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냥 너 알아서 해..죠.
거기에 그럼 일주일? 이주? 한달..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 어이 좀 없습니다. 혼자 살건, 결혼해서 가족이 있건, 아는 누군가가 와서 저렇게 오래 머물면 불편해지기 마련입니다.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 없기를 바랍니다.

역지사지 해 보면 답 나오죠. 내가 한국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친구가 와서 한달 있다 가는데 집세 받기도 그렇고 그냥 재워줍니다. 매번 장 보는데 친구는 자기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건지 나눠 내자 소리 절대 안꺼냅니다. 먹고 나면 설거지도 좀 했으면 좋겠는데 볼일 있다고 나가서 밥 때되면 들어옵니다. 화장실, 샤워하는 거 조금 불편하지만 그거 갖고 뭐라하면 치사하고 쪼잔한 것 같아 아무말 안합니다... 친군데, 이정도는 해 줄수 있지.. 근데 자꾸 맘이 불편해져 내가 속이 좁나 싶어 더욱 불편해집니다..

며칠 정도면.. 그깟거 별거 아닙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움도 있고 가이드 하며 수다도 떨고, 즐거움이지만.. 오래가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근데 보면, 친한 친구라기 보다는 별로 안 친한 사람들이 염치 없는 경우가 더 많더라구요.) 한국에서도 염치 없을 일이 왜 관광지에선 당연시하는 걸까요?


나 언제쯤 가려고 하는데 괜찮지?
자기 일정 미리 짜 놓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갈게... 하고 날짜 툭 던져주는 사람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이고, 학교든 직장이든 내 생활이 있습니다. 우리집에 올거면, 내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냥 민박집 쯤으로 여기고 잠만 자다 갈거면... 뭐 상관없습니다. 근데 같이 다녀줬으면 싶다면.. 미리 스케줄 물어봅시다. 그리고 내겐 첨이지만 손님 맞이하는 입장에선 여러번입니다. 가이드 해주는것 첨엔 재미도 있고 즐겁지만, 여러번 가다보면 지겹고, 몸이 안 좋거나 날씨라고 궂으면 힘들고... 차비, 입장료 생각하면 아깝기도 합니다. 그러니, 너무 같이 다녀주기를 바라지도 말고, 적당히.. 혼자 다녀보기도 합시다.


아무개 집에서 먹고자고 하게되면.. 돈 쫌 아끼겠는걸? 명품 백이나 질러야겠다!
돈 없다고, 힘들게 여행 왔다며, 타국살이 하는 친구 지갑 열도록 만들더니 돌아갈때 명품백 사가셨다는 이야기... 들으면 정말 뒷목 땡깁니다. 개념을 어디다 내팽겨치신 걸까요.. 궁금합니다.
저처럼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경우,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잘 챙겨먹고 외롭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전기값 물값 아껴가며 살고, 겨울에 추워도 무서워서 개인 난방 안 틀고 전기장판으로 버팁니다. 요리에 취미가 있지 않는 이상, 먹는 것도 부실하죠. 그런 친구 집에 며칠 머물다 가시면 가기 전에 근사한데서 저녁 한번 사주고 가세요. 아님 친구가 필요한 물건 하나 질러주고 가는 것도 좋겠네요. 물론 맞이하는 입장에서도 반갑고 좋아서 나중에 허리띠 조일지언정 지갑 열고 하지만... 프랑스 유학 생활이 장미빛 만은 아니랍니다. (여기서 돈많은 일부 유학생은 제외..)

전 유학시절, 별로 안 친한 사람이 예정에도 없던 여행계획을 내가 있다니까 옳다구나 하고 세우고 와서 열흘이나 머문다고 하길래.. 얄미워서 (-_-+) 그렇게 오래 머물거면 얼마를 내라고 하니까, 금방 이틀만 머무는걸로 바꾸더이다...


한국처럼 지낼 생각은 말자...
여행 왔습니다. 내 집처럼 편할 수만은 없죠. 아무리 친구 집이라도.. 한국에서 내집에서 살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사소한 내 행동 하나에 친구는 그것땜에 스트레스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방세, 전기세, 수도세 계산해서 청구할 수도 없는 노릇, 조금만 주의해서 행동하자구요.

전기세, 많이 비쌉니다. 쓸데없이 불켜놓지 말고, 겨울에 난방 별로 안뜨뜻하면 긴팔입고 지냅시다.
하루에 두번 샤워, 왜 아침 저녁으로 해야하는지 참 궁금합니다. 돈 많이 나올까 생각해본적 없습니다. 그저 낭비되는 물 아깝다는 생각 듭니다. (실제로 한번도 계산해 본적 없기에 손님이 왔다가면 얼마나 더 나오는지 별 관심 없답니다.) 저녁에 샤워하는거야 낮에 돌아다니고 땀흘리고 더러워졌으니 당연하다지만 아침엔, 밤에 땀을 잔뜩 흘리고 잔걸까요? 그럼 시트도 매일 갈아달라고 그래야 맞지 않을까요?
이것저것 딱 나눠서 계산할수는 없지만, 받은 만큼 줘야 서로 맘 안 상하는게 인간관계인듯..

내가 물 막쓰고, 전기 막 쓰는 거 보면서 친구는 담달에 내야할 공과금 걱정에 스트레스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말해주기에는 깐깐해 보일까봐 꾹 참으면서요.


한국에 돌아가면 연락을 주자...
한국에 가서 연락도 없는 사람.. 있습니다. 허무하죠. 잘 도착했는지, 여행은 좋았었는지, 우리집에 머물다 간게 좋은 경험이었는지, 궁금한데 연락 없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서운했나? 무안하기까지 합니다. 잘 도착했다고 한마디라도 해 주지.. 

손님을 떠나보내고 나면 이런저런 생각이 참 많이 든답니다. 
(사실 오기전에도 생각 많이 듭니다. 설레고, 어딜 데려갈까, 뭘 해줄까.. 등등)
떠나고 나면 외롭습니다. 함께 며칠 보내다가 간 그 빈자리가 생각보다 큽니다.
더 잘해줄걸.. 아쉬워집니다.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줄걸, 여기도 데리고 갈걸,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좀 받은게 있다면 왜 그랬을까 반성도 하고.. 참 복잡합니다. 어쨌든 아쉬움과 미안함이 교차합니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 그러면 궁금하다가도 실망하고 억울해 지기까지 하죠. 우리집은 그냥 여관이었구나...



손님을 받는 입장인 프랑스 거주하시는 분들!!
제발, 왠지 아닌것 같고 불편하면 NO 합시다. 내 생활의 배려는 내가 해야지.. 남이 알아서 해줄거라고 기대하지 마시고요... 특히 좀 많이 다녀가는 곳에 계시는 분들, 이 사람 저 사람 다 받아주다보면, 일년 내내 손님만 치룰수도 있습니다. 알아서 좀 아니다 싶으면 딱 잘라 거절하세요. 아니면 미리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선을 긋는 것도 괜찮구요.

내 사정이 여의치 않고 상대방이 염치없이 구는데도 거절하지 못하는건 미덕이 아니라 미련입니다... ㅠㅠ



결론 아닌 결론,
친한 사람들 중에 염치 없이 구는 사람은 없더라.
별로 안 친한 사람들이 꼭 개념 안챙기고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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