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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책 읽는 건 어지간하면 잘 안 하는 편이다. 전자책을 TTS로 듣는 것 말이다. 그 이유는...

- 집중하지 않으면 내용을 놓치고
- 대화가 나오는 소설의 경우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르게 되고
- 앱에 따라 에러가 나기 때문

주로 손을 쓰는 단순 노동을 할 때 귀로 무언가를 듣는데 위의 이유들 때문에 팟캐스트를 듣는 편이다. 그리고 기계가 읽어주는 TTS의 경우에는 대화체가 안 나오는 에세이나 인문, 역사, 교양류를 듣는다.

그런데 전자도서관에 도진기님의 합리적 의심이란 신간이 오디오북인 오디언에서 올라왔길래 대여해서 들었다.

 

오디언에서 만드는 오디오북들이 꽤 많이 들어와있다.

여기서 오디언의 오디오북은 텍스트를 기계가 읽어주는 TTS와는 다르다. 전문 성우 또는 배우들이 기존 책 내용을 오디오북에 맞게 새로 편집한 내용을 읽어주는 오디오 전용 책이다. 책을 그대로 읽어주게 되면 몇십 시간이 될지도 모르니까 다이제스트 느낌으로 줄인 거라 원문 그대로 듣고 싶은 사람에겐 안 맞지만 시간이 없어 알맹이만 쏙쏙 듣고 싶은 사람들에겐 아주 적합한 포맷이다. 게다가 오디언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 성우, 배우가 읽어준다는 점이다. 기계음의 어색함이 아니라 발성 좋고 연기가 되는 배우들이 읽어주기 때문에 귀에 잘 꽂히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일이 없으며 대화체도 아주 자연스럽다.

이렇게 오디언 도서관 앱으로 도진기님이 판사를 그만두고 처음 출간하신 책, 합리적 의심을 들었다. 바로듣기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들어도 되고, 다운로드해서 들어도 된다. 내용 전체가 다운로드 되니까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미리 다운로드 해뒀다가 전파 없는 지역에서 듣기가 가능하다. 전자도서관 대여의 경우 대여 기일이 있기 때문에 기한 내에 들어야 한다.

합리적 의심은 연극배우 정원조님의 목소리였는데 (이 책을 들으면서 처음 알게 된 배우인데 목소리 너무 좋다!!!) 진짜 2시간 반 동안 집중해서 들었다. 목소리도 좋고 발성도 좋고 연기도 좋아서 딴 생각은 커녕 집중이 저절로 되더라. 합리적 의심이란 책은 법정 사례집인 줄 알았는데 ㅎㅎㅎ 소설이었다. 유사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말은 영 다른... 덕분에 판사와 재판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짧게 줄인 것 때문에 살짝 편견이 있긴 했는데 - 시리즈의 경우 반드시 순서대로 읽고 싶어하는 내 강박처럼 원문을 줄인 것에서 오는 거부감 - 원문 그대로 안 봐도 되는 책들(에세이, 자기계발류)은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소설의 경우에도 상당히 잘 편집해놔서 신뢰도 쑥 올라감. 텍스트 책만 빌리지 말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오디오북도 빌려서 들어야겠다. 특히 전문성우, 배우의 목소리라는 어마어마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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