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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상담방입니다.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결정하는 것, 이 상담방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Q/ 삽심대의 남성입니다. 예전부터 꿈꿔온 프랑스 유학을 지금 나가볼까 생각하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공부 마치고 취업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게 무엇이고 기대를 버려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요?


A/ 제가 유학 상담은 안 하는 편입니다만.. (그게 아니고 유학상담 질문이 없어서..ㅠㅠ 하지만! 유학관련 블로그는 정말 많으니 찾아보시길, 굳이 나까지 할 필요가 없어 안 함. 사실 줄 수 있는 정보는 아주 많은데, 키키 깔때기)

댓글이나 방명록 글을 보면 (글에서 묻어나는 느낌이 좋고 태도가 정중해서) 답하고 싶어지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답메일을 드렸고 길게 쓴 게 아까워 개인적인 내용은 다 가지쳐내고 올해 포스팅을 늘린다는 계획을 이루기 위하야... 이렇게 포스팅을 합니다. (쓰다보니 덧붙인 내용도 있으니 또 읽어주세요 ^^) 시간 없으면 마지막 파란 부분만 읽어주셈.

현실이 어떤지 조금 나열해 볼게요. 성공하는 사례들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요즘 성공하는 경우 대부분 티비나 신문에 나오고 블로그에도 자랑하고 하니까 보실 수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비관적인 사례들을 보도록 하죠.

남자분들, 특히 나이가 어리지도 않고 서른 넘어가는 경우 여자분들에 비해 불어를 아주 힘들게 배우십니다.
(언어에 특기가 있다 예외)

일을 하든 생활을 하든 공부를 하든 불어는 가장 중요합니다. 어학연수 2년 해도 입학할 정도의 자격을 갖추는 것도 못 하는 분 계시고요. 불어를 어느정도 하고 오거나 특기가 있는 분들은 1년만에 입학하기도 하십니다. 예전에는 3,4년 해도 체류증이 나왔는데 요즘은 얄짤없습니다.

학교에 입학하려면 불어능력 등급 B2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석사는 C이상 되어야 하고요. 등급이 어떤지는 인터넷 찾아보시면 나옵니다. 대충 6등급이 있고 A1,A2, B1, B2, C1, C2로 나뉘고 델프 달프를 보든 TCF를 보든 B2이상 나와야 합니다. 예체능의 경우 B1정도면 받아줍니다. 그러나 석사라면 B2는 되어야겠죠.

학교 입학 못 해서 어학연수만 마치고 돌아가는 수도 수두룩 합니다. 여기서 한 번 걸러진다고 봐야죠. 이걸 통과했다고 치고 학교에 입학했다 칩시다.

입학 자격 갖추었다 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느냐. 이건 또 다르답니다.
우리나라 대학 수업도 일반인이 바로 듣는다고 하면 어휘 수준이 쉬운 건 아니잖아요. 특히 전공의 경우 더 깊이 들어가는데다 특수하기도 하고요. 그걸 불어로 여기 학생들과 같이 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니까 봐줄까요? 졸업에는 그딴거 없습니다. 똑같이 논문써야 하고 발표해야 합니다. 질문도 받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과목마다 시험봐야하고, 평균 넘지 못 하면 재시험 봐야 합니다.

예상기간내에 학위 따지 못 하면 체류증도 못 받고 학위 따지 못 한채 수료만 하고 한국으로 내쫓길 수도 있습니다.
요즘 더 심해져서 예전에 박사과정에 있으면 5년이고 10년이고 담당교수 편지만 있으면 체류증 내줬다는데
이젠 5년 지나도 못 따면 능력부족을 이유로 거절한다고 합니다. 학사, 석사 마찬가지고요.

또 한국에서 대학 4년 졸업하고 왔다고 석사에 바로 입학시켜줄까요?
주변에서 석사 바로 들어간 사람 거의 못 봤습니다.
물론 전공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문제, 어학 부족 등등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잘 안 받아주더라고요. 학사 3년부터 시작하게 되면 돈도 더 들고, 시간도 아깝죠. 제 생각에는 어학 능력과 학습 계획, 목표가 매우 많이 좌우합니다. 동기서와 학업계획서를 제출하게 되니까요. 특히 석사입학에 면접이 있다면 어학실력을 또 한번 테스트 당하고 외국인으로서 장점을 부각하게 될지 감점을 당하게 될지 좌우하게 됩니다.

취업도 막연히 생각해 본다고 하셨지요?
요즘 분위기가 외국 학생들 유학은 두팔벌려 환영하지만 공부가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가라 입니다.
유학와서 공부 끝나면 되돌아가 자기 나라 발전에 이바지해야지 왜 프랑스에 남으려하느냐 예요.
그래서 공부 마치고 취업이 어렵기도 할 뿐더러... 외국인이 노동체류증을 받는데 아주 까다롭습니다.
회사도 힘써줘야 하고 정부에 왜 자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고용했는지 그럴 수밖에 없는지 증명도 해야하고 그렇습니다.
더구나 프랑스도 여전히 경제불황인 상태이지요.

예체능 계열이라면 언어가 조금은 부족해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실력과 실기를 보니까요.
하지만 지시받은 사항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작업한 걸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함께 그룹작업하는 동료들과의 의사소통도 중요할 것입니다.

다 떠나서 즐거운 회사생활이 되려면 동료관계도 중요한데 학습에 사용하는 언어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또 다릅니다. 은근 따당하는 거 프랑스 학교나 회사에서 엄청 많습니다.
외국인이라 호기심에 다가올 것 같나요? 냉대하는 프랑스인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동양이라면 무턱대고 좋아하는 애들도 있지만요.

경제적인 문제 살펴봅시다.
난 돈 걱정 없다 그러면 경험삼아서라도 그냥 나오세요. 학교 못 들어가면 어떻습니까? 불어를 배웠는데요.
그게 아니라 난 돈 걱정해야 한다라는 분들은...

알바요? 프랑스는 외국인 학생들 알바 시간이 주당 정해져 있습니다.
(연간 962시간, 주당, 18시-20시간 정도 되네요)
공부에만 집중해도 부족한 시간에 알바가 웬말입니까? 유학 초기라 말이 안되어 한식당에서 불법 알바를 하며(대부분 법대로 신고하고 주면 더 줘야 하니까 저렴하게 신고 안 하고 쓰고 막 부려먹음) 새벽 1시까지 일하고 돈도 적게 벌면서 피곤해서 정작 공부는 못 하고 학업에 뒤쳐져 실패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결론//

평소 자기 생활을 점검해보세요.

한 번 맘 먹은 건 독하게 하는 편이었는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이뤄냈는지
아니면 남들 가는 대로 따라가며 지금까지 흘러온 건지.

프랑스에서 목표를 이룰 정도의 노력과 끈기라면 한국에서는 성공하고도 남습니다.
그 정도로 더한 에너지가 필요하죠.

만약 지금 미래가 불안하고 뭔가 변화를 바라고 나오고자 하셨다면 환경이 바뀌면서 프랑스의 낭만과 느긋한 생활 방식 덕분에 변화된 것 같다 느끼실 지도 모르나... 한국에서의 삶보다 더 나은 걸 바란다면 낭만 따위 느긋한 생활방식 따위 개나줘야 할 겁니다.

본인은 본인이 가장 잘 아니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언어의 핸디캡을 가지고도 목표를 이루어내는 사람인가?
그리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아니면 그냥 한국을 벗어나고 싶은 건가, 동경해온 유학이니 나가면 뭔가 될 것 같은 기분인가?
 
1) 주저없이 그렇다 라는 답이 나오고 구체적인 목표가 나온다면 시간 없습니다. 당장 불어학원 다니시고 원하는 학교 학과 전공 교수들 경력 살펴보고 학교 지원하며 유학준비 시작하시고

2) 글쎄? 라는 답이 나오고 딱히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내가 나 자신을 바꾸는 게 가능할지 고민해보시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3) 만약 아닌데 라는 답이 나오고 목표도 뭐도 없이 그냥 나가면 바뀌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라면 유학이고 뭐고 싹 접고 현실에서 더 나은 목표를 찾아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버린 돈과 시간 때문에 가슴을 치고 후회할 수도 있으니까요. 차라리 한국에서 돈 더 벌고 경력 쌓아 휴가때에만 프랑스의 낭만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궁금한 사항은 웬만하면 공개글로 작성해주시고, (다른 사람도 참고할 수 있도록) 극히 개인적인 사항만 비밀글로 써주세요. (공개글, 비밀글 나눠서 작성하면 되겠죠?)

그리고 전공 전망 질문, 학교 질문, 유학 절차 질문 이런 거 안 받습니다.
유학생들 블로그 참 많으니 검색만 해도 정보 많이 나옵니다. 제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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